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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메릴린치 우선주 20억弗어치 보통주 전환

"손익분기점 낮아져 손실 모두 보전"

한국투자공사(KIC)는 29일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재협상을 벌여 현재 보유 중인 메릴린치 의무전환 우선주 20억달러(약 2조원)어치를 보통주로 조기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IC는 메릴린치 보통주 7,224만3,217주를 보유하게 됐으며 배당수익을 제외한 투자손익 분기점은 기존의 주당 52.4달러에서 지난 25일 종가인 27.5달러로 낮아지게 됐다. KIC는 그동안 메릴린치 주가 급락으로 평가손이 배당금까지 감안해 7억8,500만달러에 달했으나 이번 주식전환으로 모두 보존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주가는 지난 2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24.33달러로 하락했지만 5월까지 배당금이 5,850만달러이고 앞으로 3,000만달러를 더 받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손실은 없다고 KIC는 설명했다. KIC가 메릴린치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월 이후 5월까지의 5,850만달러와 이번 재협상을 통해 받기로 한 3,000만달러 등 총 8,850만달러가 된다. KIC는 이번 조기 전환에 따라 예상 전환주식 수가 기존 3,726만~3,817만주에서 두배가량 늘어났고 계약 후 1년간 매각제한 조건이 보통주 전환 후 2개월이 지나면 매달 538만주 이내에서 매각이나 이전ㆍ해지 가능한 것으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또 보통주 전환 후에도 전략적 투자 관계는 유지되며 2대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IC는 1월 메릴린치의 의무전환 우선주를 인수했으며 오는 2010년 10월15일까지 2년9개월간 9% 배당을 받은 뒤 보통주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당시 KIC는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2∼3년간 안정적 배당을 받고 보통주로 전환해 주가상승 이익을 추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60%가량 급락하는 바람에 투자 시기 및 평가손실에 대해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 같은 비판에 부담을 느낀 KIC와 자금 위탁자인 정부는 안정적 배당 취득보다 대규모 평가손을 털어내는 쪽으로 선회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메릴린치 주가가 신용위기 악화와 부실자산 상각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고 확정적 배당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너무 성급하게 움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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