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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의 대변신

전경련이 모색하고 있는 변화의 모습은 네갈래로 요약된다. 우선 기업의 윤리적 기반의 재정립이다. 자율적으로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한 지배구조로 탈바꿈하면서 고질적인 정경유착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정치권과 건전하고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강제적인 정치자금 헌납을 거부한다는 뜻도 함축했다.두번째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신설을 들수 있다. 앞으로는 재계와 국민간의 합의 없이 기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전제아래 사회공헌 사업을 체계화하기로 하고 실질적인 실천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사회협력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세번째로 민간차원의 대외 경제협력 강화다. 경제위기 극복과 회생을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간의 협력 확대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중·일 3개국 기업간담회를 열고 이어 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경협확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기 위한 토대마련의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회장단의 문호 개방이다. 비오너와 업종 대표는 물론 외국인 기업대표까지 회장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재벌 오너의 이익친목단체에서 실질적인 재계의 대표기구이자 싱크탱크로 탈바꿈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조직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그동안 특혜를 노린 재벌 오너들의 친목 또는 이익 로비단체로 비쳐졌던게 사실이다. 정경유착을 통해 재벌을 형성하고 수성해 왔으며 독선 독단적 경영행태를 벗지 못하고, 과잉 중복투자와 문어발 확장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로인해 환란과 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자초했다는 책임론이 부단히 제기되기도 했다. 이제는 재벌을 비롯하여 재계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국민적인 부정적 인식을 수용하면서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무한 경쟁사회에서 성장기업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언에 그쳐서는 안된다. 실천이 중요하다. 과거에도 여러번 변신을 선언한 적이 있다. 그러나 비판이나 따가운 시선을 모면하기 위한 몸짓에 그쳐 오히려 더 나쁜 이미지를 남겼을 뿐이다. 선언은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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