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가 대규모의 브라질 정유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최근 브라질의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브라스와 브라질 세아라(Ceara) 지역에 대규모 정유공장을 짓는 프로젝트의 공동추진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GS가 협약을 맺은 프로젝트는 페트로브라스가 브라질 내 정유제품 공급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유공장 건립 계획이다. 페트로브라스는 각각 ▦프리미엄1 ▦프리미엄2이라는 이름으로 정유시설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GS는 이 가운데 프리미엄2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프리미엄2 정유시설의 일간 생산량은 30만배럴 규모로 이는 국내 정유사 가운데 현대오일뱅크(39만 배럴/일)와 유사한 규모다. GS와 페트로브라스와 원유정제시설(CDU)부터 고도화설비까지 일괄건설하는 방안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시설은 저유황디젤을 주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와 관련, "토지 매입부터 주변 기반시설 조성까지 고려한다면 최대 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GS에너지와 페트로브라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정유공장 설립의 시장성 검토에서부터 합작방식, 기술적 해결 과제 등 세부사항까지 포괄적으로 검토에 나섰다. GS에너지 관계자는 "합작법인 형태가 좋을지,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 현지 디젤공장에 적합한 기술과 해결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며 "두 회사가 주기적으로 정보와 연구 결과를 가지고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협약문은 연구기한이나 프로젝트 투자ㆍ참여 여부에 구속력이 없는 일종의 논바인딩(non-binding) 협약(LOI)"이라며 "백지 상태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밝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 정유공장 합작이 성사될 경우 GS는 정유사업의 지속성장동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정유업체들은 그동안 주 사업인 정유사업 성장이 국내에서 한계에 부딪히면서 신규사업으로 석유화학에 투자하거나 정유사업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며 "페트로브라스의 정유공장 건설에 GS가 참여하게 된다면 단순히 국내 정유기술 수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질적으로 정유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합작이 가시화하면 GS는 남미 시장에도 수출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의 해외 수출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의 경우 심해 원유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한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시장성이 크다"며 "GS가 현지 공장 설립 및 운영에 성공한다면 브라질 내 미래 원유개발사업까지 함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의 추가 정유시설 건립 수요에 국내 기업들이 유력한 파트너업체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중론도 있다. 페트로브라스가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파트너를 선정하려 하는 만큼 GS의 참여를 낙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인도네시아 석유 기업과 현지 정유공장 건립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태국 업체가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GS입장에서도 현지 투자의 위험성은 피하고 시장성과 성장성을 고려해 유리한 조건을 선택해야 한다.
GS 관계자는 "과거 한 업체가 당시 유망하다고 평가 받던 북미 지역 정유 관련 사업에 관여했지만 현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망한 해외투자라고 판단하더라도 막상 뚜껑을 열어볼 경우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측은 프리미엄2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세아라주지사가 지난해 한국을 다녀가는 등 그동안 GS 측에 사업 추진 가능성을 타진했다. GS는 반면 현지 정유공장 설립과 관련, 구체적인 추진활동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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