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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공세 멈췄다

어제 22일만에 796억 규모 "사자" 전환<br>밸류에이션 매력에 '일방적 매도' 진정<br>"본격 스탠스 전환 때까진 횡보 보일듯"


끝이 안 보이던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마침내 멈췄다. 지난 1월2일 이후 무려 22거래일 만인 1일 외국인은 796억원어치 ‘사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날 외국인의 ‘사자’가 단기 저가매수에 그칠 수 있으며 본격적인 추세 전환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외국인 22일 만에 순매수=이날 외국인의 ‘사자’는 주초부터 서서히 분위기가 잡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 ‘패닉’이 급속히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4,136억원어치 순매도를 정점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30일 906억원 ▦31일 173억원으로 강도가 현격히 약화됐다. 마침내 1일 순매수 전환에 성공하면서 일단 투매에 가까운 매도세는 진정된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화학(550억원), 전기ㆍ전자(489억원), 통신업(460억원)에 대한 매수세가 강한 반면 운수장비(-495억원), 운수창고(-352억원) 등은 여전히 ‘팔자’가 강했다. 지난해 이른바 ‘중국관련주’로 꼽혔던 업종 중 철강 및 금속(409억원)을 제외하면 여전히 이들에 대한 매도세가 강한 반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는 전기ㆍ전자, 통신업에 대해선 ‘사자’에 나서고 있다. 기관은 이날 2,001억원을 순매도하며 15일간의 ‘사자’를 멈췄다. 그러나 매물 대부분이 투신의 프로그램 차익 거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주 외국인의 일방적 매도공세에 비해선 부정적인 면이 다소 덜하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팔기에 급급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들어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종목을 중심으로 뭘 사야 할지를 묻는 질문이 들어온다는 해외 법인의 전언이 있었다”며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만큼 일방적 매도세는 진정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본격적 추세전환은 기다려야=외국인 매수세는 일단 살아났지만 본격적인 추세 전환이 이뤄질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대부분이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 금리인하가 진통제로서 ‘약발’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고 그나마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면서 더 이상 강하게 금리를 내리긴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바닥권에 다다랐다는 인식엔 큰 이견이 없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히 진행형이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대해서만 공격적인 매수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공포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서 간간히 보였던 외국인 매수세가 최장 3일을 넘기지 못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도 높은 매도세는 끝났다고 해도 서브프라임에 따른 금융손실이 여전히 시장 리스크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스탠스가 전환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최소한 1ㆍ4분기 내내 횡보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국면에 진입해 자율반등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미국 경제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인다 해도 자율반등 이상의 영향력을 제공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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