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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내각/청와대 정책실-경제부처 역할분담] 정책立案-집행기능 이원화

참여정부의 경제팀은 두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는 투톱시스템. 경제부총리를 수장으로 하는 경제팀에 차관급인 청와대 경제수석이 도와주는 종전의 체제와 다르게 경제수석이 폐지된 대신 새로 도입된 장관급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라는 이원화구도다. 두번째는 팀 구성의 원칙이 조화에 있다는 점이다. 개혁성향이 강한 청와대 정책실장과 상대적으로 안정지향적안 내각 경제팀과 조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경제구도를 그대로 승계하면서도 개혁을 이끌어 간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청와대와 내각 경제팀의 역할 분담도 어느 때보다도 달라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견제와 대립구도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고 있다. ◇강화된 청와대 정책기능=청와대 정책실이 참모기능과 부처간 의견조율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책입안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구별되는 대목이다. 정책실장 아래는 정책수석과 경제보좌관, 기획조정ㆍ정책상황ㆍ정책관리 등 3개 1급 보좌관과 핵심국정과제 태스크포스팀(팀장 1급)과 3개 기획단이 포진해 있다. 동북아중심국가 전략이나 지방분권, 국정혁신 등이 태스크 포스팀의 담당과제. 빈부격차 해소 등도 청와대에서 직접 챙긴다.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질 수 밖에 없는 구도다. 더욱이 정책실이 예전의 경제ㆍ정책기획수석실은 물론 사회ㆍ문화 등 6개 수석실을 통폐합한 것이어서 정책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정책상황비서관도 정부 각 부처의 과장급 이상만 1명씩 파견받는 등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말로만 하는 정책입안 기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불협화음 가능성 내재=내각 경제팀은 일상적인 경제현안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돼 있다. 핵심 정책기능을 청와대에서 맡더라도 부처의 정책기능은 상당부분 그대로 유지된다. 문제는 정책 수립의 이원화로 요약되는 이 같은 구도는 구조적인 갈등과 대립을 낳은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경제부처의 국장급 관계자는 “사공이 많은 배는 결국 산으로 가게 돼 있다”고 지적한다. 학자출신과 관료간 인식차이에 정책기능의 중복까지 겹쳐 개혁정책의 속도조절은 물론 각종 현안에도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KTB사장을 지내는 등 관계는 물론 민간경험이 많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이 중용된 것도 이런 불협화음을 조정하라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태스크포스팀과 3개 기획단의 활동범위도 상황에 따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공무원들은 국정 핵심사안일수록 청와대가 강력한 힘을 갖고 추진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자칫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특별하고 한시적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는 태스크포스가 항구적인 조직으로 존속한다면 5년 내내 정부부처와 갈등할 수 있다는 게 관료들의 생각이다. ◇정권초기 팀웍이 열쇠=운용하기 따라서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지만 갈등의 소지 역시 적지않은 이원화 구도가 성공하느냐의 열쇠는 시스템 작동 초기의 안정성에 달려 있다. 특히 대외 경제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탄탄히 버텨주던 국내 경기의 침체가 깊어지고 해외요인도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새 경제팀의 어깨에 걸린 과제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전윤철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7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김진표 부총리가 잘 해 나갈 것”이라며 “새 부총리는 어느 때보다 조정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원화 구도가 쾌속전진하는 쌍두마차가 되느냐, 아니면 삐걱거리는 2인3각 게임이 되느냐에 참여정부의 초기 경제성적표가 달려 있는 것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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