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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고유가 '암운'…상승추세는 유효

증시에 고유가 암운이 짙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7달러를 넘볼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데도 애써 이를 외면한 채 짧은 조정을 거친 뒤 종합주가지수 사상 최고점 돌파를 위해 질주하던 국내 증시가 마침내 고유가에 덜미를 잡히는 듯한 모양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보다 8.17포인트 떨어진 1,108.76을 나타내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도 4.46포인트 하락한 513.20을 기록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전날 13.29포인트 급락한데 이어 이틀째 낙폭이 깊어지자 증시일각에서는 사상 최고점을 눈앞에 두고 깊은 조정의 골에 빠지고마는 것이 아니냐는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증시 `화두'로 등장 = 이날 새벽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4%, 나스닥 종합지수는 1.38%,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1.18% 각각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급락을 가져온 주범으로는 고유가가 지목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격은 배럴당 66.08달러로 마감, 전날보다19센트(0.2%) 내렸지만 고유가로 인한 악영향이 현실화된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 상승,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미국의 7월 산업생산도 자동차 부문의 부진으로 0.1% 증가하는데 그쳐경기 부진 우려감도 커졌다. 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의 2.4분기 수익 증가율은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지출 감소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뉴욕증시를 끌어내린 고유가는 한국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16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1,1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유가가 핵심은 아니다" =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고유가 문제를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에는 분명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넘지 않는 이상 이는 일시적인 것일뿐 추세를 바꿀만큼 파괴력을 지니지는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낙관의 배경에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기업의 실적 개선, 저금리에 따른풍부한 유동성 등 증시 주변여건이 우호적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주춤거리면 그간 내재돼 있던 악재가힘이 강해지기 마련"이라면서 "그렇지만 증시 주변 여건상 유가가 상승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 최고점에 근접한데 따른 부담과 고유가로 증시가 주춤거리고 있지만단기 조정을 거친후 다음주 중반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이달말에는 최고점 돌파 시도가 다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양증권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고유가의 이면에는 글로벌 경제회복이란 변수가엄연히 존재한다"면서 "미국에 이어 일본과 유럽 경제도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는등 고유가의 부작용만을 일방적으로 거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보고서에서 △싱가포르, 유럽증시가 조정을 보이고있고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약세현상이 진행중이며 △최근 뚜렷한 매수주체를 찾기어렵다는 점에서 상승추세에 균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허재환 애널리스트는 "아직 펀던멘털 측면에서의 이상징후는 찾기 어렵지만 그동안 지속된 랠리에 따른 피로가 추세의 일치성 둔화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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