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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 건설 추진 때문에 (한나라당의)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홍건표)시장이 워낙 해놓은 일이 많아 (우리당이 승리를)장담할 수도 없어요” 열린우리당의 부천 원미갑 정당선거사무소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영미(여ㆍ36)씨는 “화장장 건설 문제가 (10ㆍ26 재선거의) 최대 쟁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부천 원미갑은 당초 임해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던 지역. 하지만 홍 시장이 추진하는 화장장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이상수 열린우리당 후보가 임 후보를 근접권에서 따라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고무된 듯 당초 중앙당 차원의 재선거 유세는 없다고 공언했던 당 지도부도 선거를 일주일 앞둔 19일 오전 부천 북부 역곡역 인근에 위치한 정당선거사무소를 찾아 이 후보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문희상 의장 등 당지도부는 이 곳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이 후보가 당선이 되면 건설교통위원장에 앉히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이 후보가 화장장 건립을 막을 수 있는 여권의 실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한나라당 임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운 것. 문 의장은 “화장터 문제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뜻을 확실히 전하기 위해 왔다”며 화장터 건립 반대를 준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임 후보도 화장장 건설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걸은 것은 마찬가지다. 공교롭게도 양당 후보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원미구청 인근 선거사무소 건물에는 이 같은 공약을 내건 양당 후보의 현수막이 한 쪽면에 가득 붙어있다. 하지만 화장장 건설을 추진하는 홍 부천시장이 같은 한나라당 출신인데다, 18일 지원유세차 부천을 방문했던 박근혜 대표가 화장장 건설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지역 민심이 많이 돌아선 분위기다. 특히 이를 의식한 듯 박 대표가 18일 지원유세 중 화장장 건설 지역인 춘의동 인근 역공동에 발길을 돌리지 않아 한나라당에 대한 표심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임 후보측은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무능한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이 돼야 한다”며 이번 선거를 참여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지명도와 이 지역에서 지난 20면간 한 번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10년간 부천에서 변호사로 활동해 온 조용익 민주당 후보는“부정부패을 일삼던 사람과 데모를 일삼던 사람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며 이상수·임해규 후보를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부천 세종병원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근선 민주노동당 후보도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관련 있는 이상수 후보는 물론, 이를 비난하는 한나라당도 그럴 자격이 없다”며 “이번 재선거는 구태 정치를 심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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