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대형 백화점 1층.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저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주력 상품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매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한산하다.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가의 화장품을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한때 백화점과 입점 수수료율을 높고 '밀당'을 할 정도로 높은 콧대를 자랑했던 고가 화장품들은 이제 '배보다 배꼽이 큰' 수준의 사은품까지 내걸고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보려 애쓰지만 분위기 반전은 녹록치 않다. 백화점 화장품 시장은 과거의 두자릿수 성장률을 잊은지 오래다. 오히려 역신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화장품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대박을 낸 화장품이 있다. 바로 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3%나 증가했다. 이유는 뭘까. 과거의 영화에 얽매이지 않고 달라진 소비 패턴을 읽어 브랜드에 변화를 주고, 제품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난 브랜드 성공 스토리는 화장품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모든 분야에 존재한다. 식음료에서 금융·교육·여가·건자재·통신 등에 이르기까지 소비 생활과 연관된 모든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런 성공스토리를 지닌 브랜드와 상품들을 발굴해 '2014년 상반기 일류 브랜드 대상'을 선정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한율'과 함께 LG생활건강의 '오휘'가 탄탄대로를 만들어나간 상품으로 뽑혔고, 식음료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콜드'와 한국코카콜라의 '태양의 마테차'가 이름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콜드는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라 제품 용량, 패키징, 제조·유통 시스템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시킨 덕분에 지난 1997년 첫 출시 이래 줄곧 냉장유통주스 분야에서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델몬트 콜드가 장수하는 1등 브랜드라면 태양의 마테차는 신시장 개척을 통해 일류 브랜드로 도약한 상품이다. 남미 음료라는 이색적인 특징을 앞세워 20~30대 여성들을 주타깃으로 건강음료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디저트 시장에서 일류 브랜드로 우뚝 선 CJ제일제당의 '쁘띠첼'은 스윗푸딩이라는 신상품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맛은 물론 상품 기획 전 단계부터 치밀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에게까지 이른 시일내 상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주류업계에서 일류브랜드 대상을 거머쥔 골든블루는 사피루스와 라임에 이어 '더 다이아몬드'까지 출시하며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스마트TV 시대의 대표주자인 인터넷TV(IPTV)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Btv'가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 2006년 국내 첫 IPTV로 출발한 Btv는 지난해 11월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한 후 지난달 235만명을 넘어서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IPTV를 시청할 수 있는 'Btv 모바일'도 모바일 IPTV 중 가장 많은 16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업계 최초로 초고화질(UHD) IPTV 셋톱박스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시장을 주도한다는 각오다.
금융 부문에서는 농협금융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앞세워 일류 브랜드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완료하며 4대 금융지주로 도약한 농협금융은 외적인 성장 못지 않게 사회공헌활동에서도 '행복 경영'을 내걸고 있다. 다문화가정 지원, 어르신 말벗봉사를 시작으로 임직원의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행복채움 금융교실'과 노년층 지원 프로그램 '행복채움 실버 프로젝트' 등을 적극 전개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자재 브랜드로 자리잡은 LG하우시스의 'Z:IN(지인)'은 친환경 제품군인 'Z:IN 에코 컬렉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 초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1차 건설업계 연간 브랜드 대상'에서는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 10대 친환경 건축자재 브랜드에 선정됐고 최근에는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가 발표한 '소비자가 뽑은 2014 녹색상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LG하우시스는 창호와 바닥재, 단열재, 벽지 등 건축자재 전 분야에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대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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