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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교전 400여명 사상

21일 수도 몬로비아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하루만에 90여명이 숨지고 36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 공관이 몰려 있는 도심 인근의 맘마 포인트 지역도 박격포탄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 중 한 발이 미 대사관을 타격해 라이베리아인 직원 2명이 다쳤다. 이날 투입된 미 해병대 보안팀 40여명은 헬기를 동원해 미국인들과 국제구호단체의 직원들을 인근 시에라 리온으로 대피시키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6월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협정과 찰스 테일러 대통령의 나이지리아 망명 수락 등으로 조성됐던 일말의 희망이 다시 전면전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테일러가 “국제 평화 유지군이 도착한 뒤 망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반군 조직인 라이베리아 화합민주연합(LURD)은 “평화유지군을 등에 업고 권좌를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라며 3일째 몬로비아 점령을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군은 현재 몬로비아 이외의 라이베리아 전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테일러 측도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있어 사태가 악화할 전망이다. 14년동안 20여만명의 희생자를 낸 내전에 지칠대로 지친 라이베리아인들의 유일한 희망은 미군의 개입이다. 라이베리아인 수백명은 21일 미 대사관 앞에서 민간인 사망자들의 시신 20여구를 쌓아 두고 미군 파병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즉각 파병이 이뤄진다면 라이베리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인근 국가들에 파병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파병 및 라이베리아 사태 개입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미국은 파병의 조건으로 테일러의 망명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우선적으로 파병할 것을 내걸고 있다. NBC 방송은 22일 국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파병이 이뤄져도 미국인 보호와 아프리카의 다국적군 지휘를 위한 극소 규모에 그칠 것이며, 전투 병력은 제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해 지역에서 라이베리아 인근으로 이동 중인 미군 4,500여명도 일러야 다음 달 초에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에도 역부족이다. ECOWAS 소속 15개국 외무ㆍ국방 장관과 미국,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22일부터 세네갈에서 라이베리아 관련 안보 회담을 갖는다. 하지만 BBC 방송 등은 파병 비용 문제 등 때문에 여기서도 구체적인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최문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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