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겹겹 악재로 지난 4월에 이어 이달까지 벌써 두달째 내수시장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구속수사에 따른 리더십 공백 속에 신차 프로젝트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과 함께 내수기반 자체가 심하게 손상당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주력 차종인 아반떼XD의 판매량은 총 1,034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2,487대)에 비해 58.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정몽구 회장의 구속에 따른 대외 이미지 훼손에다 신차 출시를 둘러싼 노사간 마찰까지 불거지면서 내수시장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아반떼의 경우 후속모델인 HD(프로젝트명)의 생산이 공장인력 배치를 둘러싼 노사간 대립으로 차질이 생기면서 대기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판매량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내수판매 부진은 나머지 주력차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영원한 베스트 셀러’인 쏘나타의 경우 지난 16일까지 판매실적이 4,627대로 전월동기에 비해 3.4% 줄었고, 대형차인 에쿠스 역시 3,008대의 판매의 그쳐 전월동기에 비해 15.2% 급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내수판매는 통상 연초에 대기했던 수요가 신차가 잇따라 나오고 야외활동이 늘어는 4~5월부터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검찰의 수사와 사법처리가 진행되면서 자동차 수요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안팎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주력차종의 판매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신차 프로젝트의 차질에다 (총수공백 등) 악재가 장기화 될 경우 영업조직의 사기 저하 등으로 내수판매 부진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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