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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성파괴' 급속 확산
입력1998-11-30 00:00:00
수정
1998.11.30 00:00:00
취업을 위해 미용·요리등을 배우려는 남성이 크게 늘고 있으며 심지어 남자파출부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남자 보험설계사도 증가하고 있다.여성이 남성직종을 하나둘씩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과 맞물려 직업의 「성차별」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요리」. IMF로 실업이 늘면서 각 구청에서 마련한 재취업교육에 요리강좌에 남성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청이 실업자 재취업훈련의 일환으로 실시중인 조리사강좌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배우는 남자들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다.
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조리사강좌를 하고 있는 수도요리학원의 경우 2기 수강생 42명중 무려 36명이 남자다. 한정혜요리학원 역시 4기 수강생 25명중 남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IMF로 인한 실직자중 상당수가 요리를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성남 분당구청이 12월1일부터 실시하는 고용촉진훈련 역시 조리사 과정 수강생 10명중 절반 가까운 4명이 남자들이다.
수도요리학원 현광진(玄光進)원장은 『일부 중도탈락자가 있기는 하지만 조리를 배우기 위한 열정은 여자들 못지 않게 진지하다』고 전했다.
미용사 자격을 따려는 남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올초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직장을 잃었던 K모씨는 요즘 S미용학원에 다니고 있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 딱히 다른 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K씨는 『처음엔 창피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배우다 보니 남자들에게도 결코 나뿐 직업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씨처럼 새로운 직업으로 미용사를 선택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서울 신촌미용학원의 경우 전체 수강생의 40% 정도가 남성들이다. 주로 졸업을 앞둔 고3생 등 10대후반~20대 초반이 많지만 30~40대도 드물지 않게 이 학원을 찾고 있다.
학원측은 특히 IMF이후 찾아오는 남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이 학원의 유지연(柳志姸)씨는 『일부 남자 수강생 중에는 4년제 대학을 나왔거나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보험업계 역시 남성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화재의 경우 전체 보험설계사 7,891명중 남성이 무려 4,492명으로 56%에 이른다. 쌍용화재 역시 올3월말 현재 53.3%였던 남성보험설계사 비율이 9월말에는 54.7%로 늘어나는 등 보험설계사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대리점에만 많았던 남성들이 일선 생활설계사로 뛰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남성 보험설계사는 아직은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에만 있으나 곧 국내 생명보험회사에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내년 4월께 국내업계 최초로 100명정도의 남성 보험설계사를 채용할 계획이며 다른 생보사들도 남성 보험설계사 채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아직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유치원교사, 간호사 등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직업군으로 인식되던 분야에 남성들의 진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자 파출부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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