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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추석이 더 외로워"

경기 침체·강화된 선거법 등으로 온정의 손길‘뚝’<BR>후원액 절반으로 줄고 가족들도 안찾아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온정의 손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데다 올해는 장기간에 걸친 수해마저 겹쳐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신고 복지시설들은 관이나 기업, 금융기관에서 일부 찾고 있지만 미신고 시설에는 찬 바람이 생생 불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선거법이 강화되면서 정치인들이나 정치 예비 후보자들이 의례적인 복지시설 방문도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 점도 명절을 더욱 썰렁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추석을 이틀 앞둔 대구의 한 치매노인요양시설에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쓸쓸함을 달래고 있다. 매년 명절이면 그래도 자식들이 특박을 신청, 부모님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뚝 끊겼다. 대구시 등 기관ㆍ단체에서 위문품을 들고 다녀가고는 있으나 가족 만큼은 반갑지 않다. 이 요양시설 관리인은 “지난해 추석 보호자의 특박이나 외박 신청 건수가 15건이었으나 올해는 고작 3~4건에 그치고 있다”며 “합동 차례지내기와 특별식 제공 등 자체 추석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천지역 사회복지시설도 추석을 앞두고 찾는 이가 없어 싸늘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생활시설인 예림원 관계자는 “5~6년 사이 명절 후원은 거의 없었다”며 “추석명절 때 현금이나 물품후원 대신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는 추세이다 보니 세제ㆍ비누ㆍ휴지 등 생필품을 이제 일일이 구입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협성양로원도 올해 단 한건의 방문 후원만 이뤄졌다. 최근 2~3년 사이 도움의 손길이 줄어들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 아동복지연합회도 처지는 마찬가지. 이 시설 관계자는 “후원이 지난해에 비해 50% 줄었다”며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기업들이 찾아오긴 하지만 추석이라며 특별히 찾아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벌이고 있는 추석 모금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벌인 중추절 모금액은 3억300여만원(순수 성금 4,600만원)으로, 2003년 3억4,800만원, 2004년 3억7,129만원, 2005년 4억1,967만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대전과 충남지역 사회복지시설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대전시 대덕구 ‘사랑의 집’ 양로원의 경우 온정의 손길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이나 독지가의 후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어린이 보육시설인 성심보육원에도 일부 공공기관이 선물을 전해왔을 뿐 기업이나 개인 독지가들로부터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경기침체도 극복돼야겠지만 자신의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는 기부문화가 정착되고, 이웃과 가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복지시설의 ‘기근’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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