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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투어 구성원으로 인정받자"

LPGA 한국선수들 자선기금 모금등 과외활동 적극 참여키로

지난 23일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콜럼비아 엣지워터CC에 마련된 LPGA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 기자실. 강수연의 우승 인터뷰를 기다리던 현지 기자 한 명이 한숨을 토하듯 한마디 했다. “2년 연속이야.” 바로 뒤에 앉아 있던 다른 미국인 기자가 거들었다. “우승자뿐 아니라 상위권이 모조리 한국 선수들이라구.” 두 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끝났지만 분위기가 묘했다. 최근 국내 일각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상위권 싹쓸이’에 대한 반감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미국LPGA투어 소속 한국 선수들이 ‘자리 찾기’를 시도하고 나섰다. 우승을 비롯해 상위권 성적을 내 상금을 타면서도 LPGA투어 주변부에 물러 나 있던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선기금 모금 등 투어의 과외활동에 참여, 한국인이 아니라 LPGA투어 선수들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한 것. 이미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5월 말 사이베이스 클래식이 열렸던 뉴욕에서 16명의 선수들이 모여 자선 기금 모금 같은 작은 일부터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모임에 나오지 못했던 선수들도 동참키로 한 것. 당시 모임은 26명이나 되는 LPGA투어 풀 시드권자 중 맏언니인 정일미(33ㆍ기가 골프)가 “한국 선수들도 뭔가 미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제안하자 LPGA투어 직원으로 일하는 심규민(25)씨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뤄졌다. 심규민 씨는 지난 해 3월부터 LPGA투어 토너먼트 코디네이터로 일 해오며 선수들 통역부터 숙소 및 차량 편의 등 소소한 과외 일까지 챙겨주고 있는 재미교포다. 그는 “다 같이 모여 얼굴 한번 보자고 자리를 마련했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됐다”며 “이번 주 열리는 웬디스 챔피언십 기간에 한국 선수들의 락커에 자선 기금을 모금 공지를 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모금된 돈은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인 솔하임 컵 대회 기간 중 있을 타이 보타 커미셔너의 은퇴식에서 LPGA측에 한국 선수들의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복지 기관 등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우선 선수들에게 활동 토대를 마련해 준 투어 측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 보타의 은퇴식에 미국 내 골프관련 주요 단체장과 전문가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심씨는 “이 같은 노력이 거듭되면 모두들 국적에 관계없이 LPGA투어 소속 선수라는 타이틀로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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