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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은행돈 안쓴다
입력2002-03-26 00:00:00
수정
2002.03.26 00:00:00
5대계열 은행여신 올 두달간 1조5,000억원 줄어경기회복-증시활황에 자금 직접조달 수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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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대기업들이 은행과의 거래를 거의 끊다시피 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수익이 괜찮은데다 증권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회사채 발행이나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매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에서 빌릴 때보다 증권시장 조달금리가 1%포인트 정도 싼 것도 큰 이유다.
이에 따라 올들어 두달 동안 한국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5대 계열에 대한 은행여신은 1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가계ㆍ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15조원 남짓 늘어나 대조를 이룬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장기 시설자금공급이 주된 업무인 산업은행의 경우 올들어 5대 계열에 대한 신규대출이 한건도 없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현대의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신규여신이 거의 끊긴 상태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들어 현대ㆍLGㆍ삼성ㆍSKㆍ현대차 등 5대 기업에 대한 신규대출 실적이 한 건도 없으며 계열별 대출금 잔액도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도 5대 계열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은 올들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고 있다.
국민ㆍ신한ㆍ하나ㆍ한미은행 등도 5대 계열에 대한 총신용공여액이 올들어 제자리에 머물거나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5대 계열이 은행으로부터 신규대출이나 지급보증신청 등 새로운 여신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이 증권시장을 통한 직접금융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재무구조가 가장 좋은 대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금리는 연7%지만 회사채시장에서의 발행금리는 연6%대로 내려와 대기업 고객을 붙잡아두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삼성전자ㆍSK텔레콤 등 대표적인 기업들은 기업실적 호전과 자금수요 감소로 계속 대출금을 갚으려 하고 있고 은행들은 어떤 식으로든 대출을 묶어두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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