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비행기로 1시간40분 이동해 다다른 포르투 알레그리. 그곳에서 다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려 도착한 상레오폴두에 위치한 유니시노스대 캠퍼스 한쪽의 거대한 대지 위에는 포크레인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한ㆍ브라질 합작공장인 HT마이크론의 현지 생산공장 건설현장이다. 흐린 날씨임에도 인부들은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고 지반을 다지는 기계음 소리가 귓전을 쾅쾅 울릴 정도로 웅장했다.
한국 회사 하나마이크론과 브라질 업체 파리츠가 합작해 약 3,000평의 대지에 세우는 이 공장은 내년 5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패키징 공정을 거쳐 만들어질 제품은 삼성전자ㆍLG전자ㆍ델ㆍ레노버ㆍHP 등 브라질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판매 타깃으로 하고 있다. 김순영 HT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브라질은 연간 컴퓨터 1,500만대, 휴대폰 2,000만~3,000만대에 달하는 큰 시장"이라며 "특히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경쟁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라고 설명했다.
중남미ㆍ동남아ㆍ인도ㆍ중동ㆍ아프리카 등 우리 기업에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해외시장, 다시 말해 '포스트차이나 시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포스트차이나 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위험으로 세계경기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차이나 시장이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무역 1조달러를 넘어 2조달러 시대를 개척해나가려면 중국에 대한 의존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무역수지 2조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시장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경제는 초고속 성장의 후유증으로 경착륙 위험이 높아져 수출한국의 위험요인을 키우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시장을 서둘러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신년기획 르포 '빅마켓 뉴찬스'를 통해 신흥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중남미(브라질), 동남아(미얀마), 인도, 중동(UAE), 아프리카(케냐ㆍ남아공ㆍ나이지리아ㆍ에티오피아) 현지를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을 5회에 걸쳐 싣는다. 관련 시리즈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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