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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점검회의] 재정ㆍ금융정책 동시추진에 ‘무게’
입력2003-05-06 00:00:00
수정
2003.05.06 00:00:00
권홍우 기자
민간합동으로 6일 열린 `2차 거시경제점검회의`의 성격은 한마디로 경기부양이라는 총론에 대한 각론을 모색한 자리였다. 특히 금리인하를 골간으로 삼는 금융정책을 경기부양책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회의 결과 각 기관마다 견해가 엇갈렸다. 경기부양이라는 대전제와 중산ㆍ서민층 생활안정대책의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의 동시추진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았다.
회의 내용대로하면 정부는 보다 신중하게 부양책의 방향과 세기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대로 부양책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상황이 워낙 어렵고 부양책 실기론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를 강력한 부양책을 위한 통과의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 재정ㆍ금융정책 병행추진=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지는 확고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일 MBC 100분 토론에서 경기부양 검토를 밝힌 후 정책방향이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관심사는 금리인하와의 병행 여부. 정부의 생각은 동시 추진쪽에 쏠려 있다. 신제윤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은 “금리가 현상태를 유지할 경우 재정에서 풀린 돈이 한은으로 다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침에 동의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LG경제연구원은 금리까지 내릴 경우 부동산투기 재연을 우려하지만 최근의 부동산 가격상승은 전반적이기 보다는 재건축지구 등에 국한된 특수상황이라는 점에서 동시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대응력소진 우려도=당장 어렵다고 두가지 카드를 한꺼번에 쓰고난 뒤 국내외 돌발 변수에 따라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하반기에 세계경기가 침제를 계속할 경우를 대비해 정책수단을 아껴가며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연구원도 초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경기 활력이 상실되고 금리인상이 필요한 시기에도 단행할 수 없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추경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추경의 규모가 너무 커질 경우 과도한 재정 지출로 인한 건전재정 훼손 가능성을 지적했다.
◇부양책 빨라질 가능성 높아=재정과 통화정책이 망라되는 부양책이 동원될지는 시간에 달렸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오는 13일까지 상황변화에 따라 정책의 강도가 정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13일까지 나올 지표는 서비스업활동동향, 소비자전망지수 등이 꼽힌다. 이들 지표와 국제금융시장과 사스(SARSㆍ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등 대외여건의 변화가 정책결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확실한 것은 재정집행은 빨라질 수 있다는 점. 정부는 추경 예산 편성이전이라도 필요한 경우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지출항목을 변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추경이 편성돼도 실제 집행과 발주와 개인소비 등 승수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3~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깔려 있다. 부양책의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시기의 선택이 남았을 뿐 가용수단 전체가 동원되는 부양책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부양책이 먹히지 않고 일부의 우려대로 부동산과 물가를 자극할 경우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악순환구조에 빠져들 가능성도 한층 커진 셈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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