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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갈곳을 잃었다"
입력2001-03-28 00:00:00
수정
2001.03.28 00:00:00
저금리·증시혼조에 '우왕좌왕'…부동화 심화돈이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주식시장마저 혼조세를 지속, 시중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이 잠시 투신권에 몰리다가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는 등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이달들어 수시입출식 단기예금(MMDA) 등 일시적으로 맡겨두는 초단기성 예금이 지난 25일까지 9조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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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의 경우 이달 들어 6개월 만기를 초과하는 중장기 예금은 7,000억원이 줄어든 반면 6개월 이하의 정기예금은 6,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등 움직일 곳을 찾아 헤매는 부동자금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 총예금은 지난 1월 8,936억원 감소에 이어 2월에는 3,536억원이 늘어나 답보세에 그쳤으나 이 달 들어서는 지난 20일까지 다시 7조5,052억원이 급증했다.
연초 은행에서 빠져나갔던 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회귀한 것이다.
투신권 수탁고도 이달들어 5조8,741억원이 증가했지만 이중 초단기 거래용 머니마켓펀드(MMF)에 4조2,000억원 이상이 들어와 부동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1~2월에 MMF에 돈이 몰린 것은 은행 금리가 떨어지면서 고금리를 찾아간 돈이었으나, 3월에 MMF로 들어온 돈은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단기로 치고 빠지기 위해 성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4,527억원이 줄었다. 대기성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지도 않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돈흐름이 불안정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금융회사 등 주요 법인들도 채권값 급등락과 주식시장 침체로 자금 운용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역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가 안정되고 물가 등 거시지표들이 저금리기조에 맞게 정착될 때까지는 이 같은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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