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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극복위한 고용조정 분배구조 악화 불렀다
입력2003-04-22 00:00:00
수정
2003.04.22 00:00:00
성화용 기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거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계 전반에서 단행된 대대적인 고용조정이 결국 `분배 구조의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추이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명예퇴직ㆍ희망퇴직 형태로 수십만명이 직장을 잃고 그 자리를 임시ㆍ일용직 근로자가 메우면서 고용ㆍ임금 구조가 외환위기 전에 비해 오히려 나빠지고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져 미국 등 선진국과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소득 분배율은 임금근로자의 몫이 전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중산층`의 크기를 재는 잣대다. 경제위기는 한 고비 넘었지만 중산층이 줄고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등 근로소득자들의 희생이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런 노동시장의 고용ㆍ임금 구조 불안정 문제는 노ㆍ사ㆍ정의 주요 현안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임시ㆍ일용직 근로자 급증=외환위기후 임금을 받는 전체 근로자(피용자)가운데 임시ㆍ일용직의 비중은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97년말 45.7%에 불과했지만 98년 46.9%, 2001년 50.8%, 2002년 51.6%로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임시ㆍ일용직 근로자의 임금은 상용근로자(정규직) 임금의 50%(2002년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불과하다. 그래서 전체 취업자에서 피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61.7%에서 지난 해 64%로 높아졌지만 이들이 받는 임금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노동소득분배율)은 오히려 61.6%에서 60.9%로 떨어졌다. 고점에 달했던 96년의 노동소득 분배율 64.2%와 비교하면 3.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고용ㆍ임금구조가 불안정해졌음을 의미한다.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임금수준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아 안정적인 근로소득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선진국과 격차 더 벌어져=지난해 미국과 독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각각 72.3%, 일본은 73.6%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비해 선진국들은 전체 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소득분배율 구조는 아직 선진국형과는 거리가 크다는 뜻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97년말 시작된 외환위기와 IMF관리체제를 넘는 과정에서 근로소득자들의 희생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명퇴` 바람이 불면서 일정 조건에 미달하는 근로자들이 가차없이 강제퇴직을 당했고, 결국 정규직이 밀려난 자리를 저임금의 파트타이머들이 메웠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동소득의 비중은 줄고 지난 96년 35.8%까지 떨어졌던 이윤, 이자, 배당 등의 자본소득의 비중은 지난해 다시 39.1%까지 높아져 결국 `분배구조`가 나빠지게 된 것이다. 물론 선진국과의 노동소득 분배율 격차는 무급종사자나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재래형 취업구조와도 큰 관계가 있다. 그러나 점차 개선되다가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 뒤로 후퇴한 만큼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 간격을 메우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성장률과 노동소득 분배율은 정비례=그동안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정(positive)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즉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경기가 후퇴하면 노동소득분배율도 떨어졌다. 이에 따라 경기국면에 후행하는 성향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다른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노동에 대한 소득분배 크기도 확대된다”며 “성숙된 노사협력 기반이 정착돼야 분배구조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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