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사가 200억 재산축적

서울시 도심재개발과에 근무했던 전직 주사(6급)가 재직기간중에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2일 재개발 이권청탁과 관련해 2억1,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서울지검에 의해 구속기소된 전 서울시 도심재개발과 행정주사 이재오(李載五·62)씨는 200억원대에 달하는 경북 김천군 부항면 온천단지 1만7,000여평의 부동산과 5억원대의 주택외에 경기 군포시·강원 고성군·전북 고창군 등 곳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검찰수사 결과 李씨는 월급 외에는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재산축적 경위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면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우선 200억원대에 달하는 온천부지의 경우 李씨가 92년 매입당시 5,000만원에 샀으나 온천개발이 되면서 땅값이 폭등했다고 주장한 점으로 미뤄볼 때 대부분 부동산투기를 통해 재산을 형성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거액의 투기자금이 어디서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결과 적발된 것과 같이 재개발 이권과 관련해 받은 뇌물이 상당부분 부동산 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李씨가 재개발사업 인허가 및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 서울시 도심재개발과에 근무한 것은 84년부터 96년 정년퇴직때까지 12년으로 이 기간중 86년 아시안게임을 전후한 시기에 서울의 도심재개발이 절정을 이뤘다.

검찰수사에서 李씨의 뇌물수수가 드러난 부분은 96년 서울 신문로 2-3지구 재개발사업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던 재개발사업자 최수현(崔壽賢·54)씨로부터 사업시행권을 유지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1,000여만원을 받은 것뿐이다.

당시 李씨는 재개발 인허가 또는 관리 업무가 아니라 재개발과의 서무업무만 맡고 있던 상태였는데 어떻게 자신의 업무와 관련없는 청탁을 받았는지도 의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李씨가 자신의 자리를 12년간 유지하면서 직접적인 업무와 관련없는 청탁까지 받은 점에 비춰 내부적으로 상납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을 집중수사중』이라고 말했다.【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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