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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유전 주도권 장악
입력2002-11-10 00:00:00
수정
2002.11.10 00:00:00
유가안정 명분 내세워 러ㆍ佛등과 대타협국제 석유시장을 둘러싼 싸움에서 미국이 일단 주도권을 장악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8일 미국이 제출한 이라크 무장 해제 결의안을 15대 0의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은 이라크 유전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안보리 결의 직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는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무장 해제해야 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 공격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미국과 영국의 요구대로 언제, 어디서든 무기 사찰단이 조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라크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를 재소집, 공격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하지만 재소집되는 안보리의 결정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구속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은 무기사찰단의 결과에 따라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됐다. 결의안은 1주일 이내(15일까지) 이라크의 사찰 수용 여부를 밝히도록 규정했지만 이라크는 안보리 결의가 미국의 위협에 의한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비난함으로써 조기 전쟁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지난 8주에 걸친 안보리 논의를 힘의 논리에 의해 석유 지배권이 확보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면 세계 2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유전을 확보, 국제 석유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된다. 유전개발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프랑스는 이라크산 원유의 대량 방출에 따른 유가 하락을 우려, 미국의 전쟁에 반대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난 주 마지막 협상에서 러시아측 석유사절단이 워싱턴을 방문, 전쟁이 끝난 후 유가를 배럴 당 20 달러대로 유지하고, 이라크에 투자한 러시아 자금 100억 달러를 회수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러시아에 경제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최근 중동지역에 운항 중이던 유조선이 테러 공격을 받아 더 이상 미국의 전쟁을 저지하기 힘들었으며, 국내 경제안정을 위해 유가 하락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미국과 대타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유국인 멕시코도 처음엔 이라크 공격에 반대했으나 원유가 안정을 명분으로 돌아섰으며, 시리아는 홀로 반대할 경우 미국의 금수조치(엠바고) 제재가 두려워 결의안에 찬성했다는 분석이다.
안보리 결의 직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원유가격은 배럴 당 42센트 오른 25.8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는 최근 배럴 당 30달러를 웃돌았던 것에 비해 15% 정도 하락한 것이다. 석유 전문가들은 전쟁 직전까지 가격이 오르지만, 지난 90~91년 걸프전 직후 유가가 급락한 점을 들어 전쟁 종식과 함께 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 반정부 단체들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점령,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할 경우 원유 공급권을 미국과 영국에 제공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이미 투자한 이라크의 유전 개발권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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