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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3-6. 시민도 도시 설계자다

`도시계획, 시민도 설계자다.` 지난 71년 도시계획법 제정 당시 주민이 계획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전무했다. 그후 81년 법 개정으로 시민의 도시계획 참여 통로가 열렸고, 2000년에는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주민이 제안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법이 개정됐다. 문제는 이 같은 시민의 도시계획 참여가 행정주도로 이뤄져 다분히 형식적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의사만 반영된 도시계획에 대해 시민단체ㆍ해당 주민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시계획 수립시 실질적인 시민참여가 이뤄지기 위해선 정부 등 소수 전문가 집단만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타파하고,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해 개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아야 된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민참여, 투명한 정보공개가 기본= 충북대 황희연 교수는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서 시민참여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선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개방적으로 도시계획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정보 공개로 인한 부동산 투기 우려다. 그러나 현실은 비공개 계획 추진이 더 큰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 개발로 인해 이익을 얻은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의 갈등만 더 키우고 있는 것이다. 비공개로 개발 계획 등을 단기간에 실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기존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 주도적인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우선 정립돼야 한다. ◇현 행정주도형 시민참여, 이렇게 바꿔라= 현행 도시계획법상 시민참여는 형식적인 공청회ㆍ공람ㆍ지방의회 의견 정취 등으로 국한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행정주도형 시민참여`라고 한다. 협성대 이상문 교수는 “시민이 도시설계자로 위치를 굳히기 위한 첫번째 단계로 현재의 행정주도형 시민참여 방식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공청회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법상 공청회는 계획을 수립한 후 이뤄진다. 이를 계획 초기ㆍ입안 단계부터 개최토록 법을 개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청회 방식도 설명회에서 탈피, 계획 부문별 혹은 기능별 소그룹 중심으로 한 워크샵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도시계획위원회의 위상ㆍ역할 제고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이들 위원회는 단순 심의ㆍ자문 등의 역할을 하는 요식ㆍ임시적 조직에 불과하다. 이를 상시 운영이 가능토록 하고 위원회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자정보 매체를 활용, 시민들의 의견을 접수받고 이의 반영 여부를 즉시 회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등의 마련도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다. ◇민관협력형ㆍ시민주도형으로 전환해야= 행정주도형 시민참여 방식을 개선해 나가면서 결국에는 도시계획 수립을 `민관 협력형 혹은 시민주도형`으로 바꿔야 비로서 `시민이 도시설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관련 법에 이를 제도화 하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가 사안에 맞게 선택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관협력형 시민참여는 해당 지역의 공무원, 계획가, 시민단체, 주민대표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도시계획을 작성ㆍ평가ㆍ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시민주도형은 말 그대로 시민이 도시계획을 입안하는 것. 이를 위해선 제도적으로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지역을 계획지역으로 신청할 수 있는 `주민신청제도`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정부 혹은 지자체가 해당 지역 주민에게 도시계획 내용을 상세히 설명토록 의무화 해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야 된다. 도시계획의 실질적 주민 참여를 위해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및 보완 ▲도시계획의 인식 전환(비공개-) 공개) ▲중앙정부 및 해당 지자체가 시민과 함께하는 계획수립의 의지 등이 한 데 어울러져야 비로서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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