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6월 1일부터 오픈마켓 샵N의 서비스를 ‘스토어팜’으로 변경하고 기존에 부과하던 중개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2일 밝혔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이베이와 SK플래닛으로 고착화되자 무료화를 승부수로 내던진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중소상인들이 주로 입점한 오픈마켓의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 샵N을 무료로 전환키로 결정했다”며 “상품 판매와 자율성을 보장해 전자상거래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2012년 3월 선보인 샵N 서비스를 2년 만에 전격 무료화로 전환하면서 오픈마켓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가격비교 서비스인 지식쇼핑과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을 운영해 유통시장의 ‘잠룡’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의 ‘샵N 밀어주기’ 방침에 반발해 G마켓과 옥션을 지식쇼핑에서 철수시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도 지식쇼핑 탈퇴를 선언했다가 재입점하는 등 오픈마켓을 둘러싼 신경전은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오픈마켓 무료화 선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식쇼핑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샵N을 무료로 전환한 것은 이미 구축한 기반을 통해 판을 확대하겠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지식쇼핑과 별도로 샵N에 체크아웃 수수료를 별도로 운영하는 이상 샵N을 무료로 운영하는 손실을 체크아웃 수수료로 충당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네이버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로 재편된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샵N의 무료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는 매출이 170조원에 이르고 미국 아마존과 이베이는 각각 77조 3,000억원과 16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네이버 매출은 2조3,119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샵N의 중개수수료를 무료화한 것은 소상공인을 대거 유치해 오픈마켓의 판을 흔들겠다는 의도”라며 “8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G마켓·옥션·11번가를 떠나 네이버로 이동하는 엑소더스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