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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파업의 깃발을 걷어라] <2>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어야

"파업땐 차라리 수입차 사겠다" 날선 비판<br>지난주말 파업결의 소식에 지점 방문고객 발길 '뚝' <br>구전영향력큰의사·변호사등 아예 수입차로 눈돌려<br>울산시민들은 "무분규 타결땐 보답할것" 기대 여전

“신차 ‘i30’를 구매하려던 고객이 ‘나중에 사겠다’고 하더군요.” 현대차 양재지점의 한 관계자는 “본사의 파업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소비자들이 불쾌해 하는 모습”이라며 “구매시기를 늦추는 고객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는 “올해 초 성과급 관련 파업이 벌어졌을 때는 베라크루즈를 계약했던 한 고객이 계약을 취소하고는 곧바로 수입차(혼다 CR-V)를 구매하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8일 오후에 방문한 서울 서초구 양재지점은 한산했다. 휴가철 직전까지만 해도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지난주 말 노조의 파업결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발길은 물론 전화문의 횟수도 급감했다고 한다. ◇“파업깃발 올리면 불매운동 시작한다”=“프레스토를 시작으로 엑셀ㆍ스텔라ㆍ쏘나타ㆍ그랜저XGㆍ싼타페를 순차적으로 구매했었다. 얼마 전까지 신형 싼타페와 오피러스의 안내책자를 들고 뭘 살까 고민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런 회사의 차를 산다는 것은 내 양심에서는 매국행위다.” (아이디 schung22) “지난 89년 엑셀을 시작으로 세번이나 현대차를 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하루빨리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수입차가 쏟아져 들어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들(현대차 노조)의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질 날도 기대한다.” (아이디 fok21) 현대차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날선 비판이 또다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값싼 수입차가 보다 많이 공급되길 기다린다’며 현대차를 향한 악담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의 날선 비판에서 험담이나 악담을 거둬내면 그동안 한결같이 현대차에 애정을 쏟았던 소비자들이란 점을 공통적으로 발견한다. 현대차 파업의 악영향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이탈로 전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현대차 노조는 정작 “회사의 사주를 받은 아르바이트생들의 반응”이라며 소비자들의 파업반대를 폄하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에 길들여져 있다” 날선 비판 봇물=“올 초 파업 당시 한꺼번에 여섯명의 고객을 잃었다.” 양재지점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당시 현대차를 외면한 고객들의 대부분은 의사ㆍ변호사 등 ‘구전영향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들. 현대차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지만 한번 돌아서면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것이 이들 고객의 특성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의 현대차 외면은 단순히 자동차 몇 대를 팔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치명적인 손실로 확대돼 돌아온다. 지난해 12월 6만176대를 판매했던 현대차는 1월 파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판매대수가 4만5,313대로 급감했다.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겠지만 당시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의 타격이 예상보다 컸던 것이다. 기아차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던 지난달 판매대수가 2만10대에 머물러 지난 6월의 2만2,010대보다 10%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출을 포함한 총 판매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GM대우에 밀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습관적인 파업에 빠져 있는 현대차 노조를 향한 우리 사회 전체의 반응이다. ◇“변해줄 것을 기대한다”=현대차에 대해 여전히 기대의 끈을 놓지 않은 국민도 많다. 울산시민들은 현대차가 대화와 타협으로 무분규를 일궈내면 ‘보답의 길’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음식점중앙회 울산시지회는 “노사가 무분규 타결을 달성할 경우 회원업소들이 현대차 직원은 물론 전시민들에게 15일 동안 음식값의 10%를 깎아주겠다”며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울산개인택시조합도 “노사가 시민의 염원에 화답하면 현대차를 사겠다”고 약속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원들의 파업 반대 목소리도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임단협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에 무분규를 촉구한 적이 없었던 만큼 노조 내부의 변화 움직임도 국민들의 기대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국민 여론과 노조 내부의 파업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결의에도 불구하고 노사 양측이 조기 타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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