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금융사 대주주 감독

내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대주주에 대한 검사권도 갖게 된다.

또 자산이 일정 수준을 웃도는 비상장 금융회사도 상장금융회사와 똑같이 이사회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30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3개 기관으로 구성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는 LG카드 사태를 계기로 그간 논의해온 7대과제에 대해 잠정 합의한 후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법률과 시행령, 감독규정 개정작업을 추진하되 법률개정이 필요치 않은 조치들은 우선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을 개정해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대주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대주주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검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19.34%), 삼성문화재단(4.68%) 등에 대해서도 금융감독당국이 검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제도는 법률개정이 필요 없어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정부는 또 일정 규모 이상의 비상장 금융기관의 경우 상장회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감독과 규제, 시장감시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계법률을 개정해 사외이사의 비중을 최소한 상장사와 같은 수준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다. 특히 강화된 사외이사제를 바탕으로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기구에서 대주주와 금융기관간의 거래는 승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재 은행대주주에만 적용되는 6개월 단위 자격요건 심사대상을 보험ㆍ증권ㆍ카드ㆍ투신회사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고, 비상장금융회사에게 상장기업수준의 공시의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재벌계열 금융ㆍ보험사의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대상을 축소하는 방안과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 여부를 사외이사로 구성된 기구에서 승인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다만 노무현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금융회사의 계열분리 청구제는 장기과제로 검토키로잠정 합의했다”며 “LG카드 사태로 보다 정부안이 빠르게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정승량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