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강열 연세대 교수팀이 기존 항암제로는 치료되지 않던 암 발생인자 라스를 분해해 없애는 원리를 밝혔다고 9일 전했다.
라스는 세포성장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특히 대장암 환자의 30~50%, 췌장암 환자의 90%에서 라스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라스는 결합단백질인 GDP(구아노신2인산)와 결합하면 불활성화 상태로 있다가 세포성장 신호를 받으면 GTP(구아노신3인산)로 치환돼 활성화된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생기면 라스에 항상 GTP가 붙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세포성장 신호를 보내게 된다. 즉 라스가 불활성화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돌연변이에 의해 세포성장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면서 암세포 키운다는 것이다.
최 교수팀은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조절하는 '윈트'라는 또 다른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라스가 분해될 수 있음을 밝혔다. 돌연변이로 항상 활성화되는 라스가 만들어져도 윈트 신호체계를 이용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원리다.
이번 연구는 라스가 분해로 조절될 수 있음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는 게 교과부와 연구재단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이 원리를 활용해 라스를 분해하면 인체에 흡수가 잘되는 새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지(誌) 10일에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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