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 '추가할인' 부활 일부 패션업체 "기존 세일에 10% 추가"… 재고 줄이기 안간힘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가격합리화 정책(그린프라이스제) 시행으로 사라졌던 패션업체들의 추가할인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물가상승에 의류 등 비생필품의 구매가 줄어들자 추가 할인을 통해서라도 상품 재고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부터 시작된 백화점의 유명브랜드 세일과 여름 정기세일 기간 중 일부 패션 브랜드들이 기존 세일(20%)에 10% 추가 할인을 해 주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A백화점의 경우 패션 상품에 아예 세일 가격을 표시 하지 않고 고객이 가격을 문의하면 처음부터 30% 할인된 가격을 제시한다. 추가 할인이 가장 많은 품목은 신사복. 가격합리화 정책에 따라 봄세일을 진행하지 않아 재고가 쌓여있는데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구매력마저 감소해 10% 추가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 M브랜드의 여름 남성 자켓의 경우 그나마 구매력이 있는 강남지역 백화점에서는 원래 세일 폭인 20%를 적용해 36만원에 팔고 있지만 강북 외곽지역 백화점에서는 추가할인이 10% 적용돼 정상가에서 30% 할인된 3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사복의 경우 여름 브랜드 및 정기 세일기간동안 브랜드별 매출증가율이 10% 정도로 봄 세일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좋은 실적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27일부터 시작된 백화점의 정기세일 첫 주말 신사복 매출도 기대에 못 미친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의 세일 첫 주말 신사복 매출은 지난해보다 한 자릿수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물가인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부문이 남성복”이라며 “세일기간 중 여름 신상품을 늘렸지만 물가인상과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일기간에 추가 할인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신사복 가격합리화 정책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정착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백화점 신사복 매장 관계자는 “가격거품을 빼 신사복 가격이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할인판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추가 할인을 요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추가 할인을 해주고 있다”며 “가격 합리화 정책으로 세일 가격은 예년보다 30~40% 할인됐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신사복 가격에 거품이 끼여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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