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응원이 용돈 벌이보다 더 좋아요.’ 토고와의 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이 치러진 지난 13일 서울 잠실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모(43)씨는 밀려드는 주문을 제대로 배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배달 아르바이트생 2명 모두 시청 앞 축구 응원에 참가한다며 출근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조카를 어렵게 설득, 배달에 나섰지만 조카가 일이 서툴러 배달이 늦어져 매상에 타격을 입었다. 독일월드컵의 영향으로 PC방ㆍ편의점ㆍ치킨집 등 심야영업 업소들이 아르바이트생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16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본격 시작됐지만 심야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심야영업 업소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알바몬은 지난해 6월의 경우 심야 아르바이트 공고 1건당 지원자 수가 6.7명이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3.4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원자가 줄면서 업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위해 월드컵 기간 중에 특별수당을 지급하거나 경기 시청을 보장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알바몬이 6월 중의 아르바이트 공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심야 아르바이트 급여는 약 25%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116만8,930원이었던 고객상담 직종의 심야 아르바이트 평균 월급은 올해 175만8,333원으로 50.4%가 뛰었으며 컴퓨터 직종 역시 80만원에서 114만3,333원으로 42.9%나 상승했다. 특히 업무 중에 축구경기를 볼 수 없는 교육ㆍ학원업과 사무출판직의 경우 전체 시간대 급여는 10% 남짓 떨어진 반면 심야 급여는 24.4% 및 7.6%씩 올라 구인난을 실감케 했다. 월드컵을 즐기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공고도 넘쳐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역곡역 부근의 심야주점은 ‘홀서빙하면서 월드컵 응원도 할 수 있다’고 공고했고 부산 동구의 게임방은 ‘TV가 설치돼 있어 월드컵을 보며 일할 수 있다’며 아르바이트생을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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