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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현실성싸고 논란/당정 새해예산안 심의 착수
입력1997-06-26 00:00:00
수정
1997.06.26 00:00:00
온종훈 기자
◎“대선 등 정치일정 피해 없어야”엔 공감/일부선 내년 경제 회복국면 반영 제시25일부터 새해 예산안 심의에 착수한 신한국당과 정부는 올연말 대통령선거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구조개선을 위한 긴축예산편성의 기본적인 당위성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앞으로 지켜질지 여부와 긴축재정의 현실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회창 대표는 이날 예산안심의 당정회의에 참석, 『내년은 새로운 정부출범, 21세기 대비를 위해 엄청난 일을 해야 하는 한 해』라고 전제하고 『세수사정이 안좋아 재정운영여건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당의 역점사업은 국민의 소망과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들이므로 최대한 반영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당측으로서는 정부, 특히 재정경제원이 주도하고 있는 초긴축 예산편성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 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5∼6% 수준의 예산안 증가율은 내년도의 예상 실질 경제성장률 6%와 GNP 디플레이터 4%를 감안할 경우 실질적으로 새해예산을 올해보다 훨씬 초긴축으로 편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심지어 흑자예산을 편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측은 어차피 예산안의 심의과정에서 늘어날 여당측과 야당몫까지 고려, 미리부터 초긴축 편성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우리 경제가 올 하반기와 내년초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예산안도 어느 정도 이를 반영해야 된다는 의견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김중위 정책위의장이 당정회의에 앞서 『이제는 선거 때문에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듯이 예산이 대선 등 정치일정의 몫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당정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날 당측이 제기한 15개 분야 99개 과제의 경우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요청사항이기 때문에 현재 재경원 등이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예산 긴축편성과는 양립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9월까지 예정된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당정간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 21일 전당대회를 통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된 뒤 정국이 대선정국으로 급변하게 될 경우 정부측의 무리한 긴축예산편성요구가 계속 지켜질지 의심스럽다는 것이 당측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물론 정부로서도 긴축예산편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추고 있다. 즉 올해도 세수부진으로 각종 사업을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2조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겼으며 아직껏 별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내년의 세수전망도 당초 예상했던 9% 증가 이하를 맴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여튼 앞으로 계속될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정부와 당측의 줄다리기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일 것으로 전망된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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