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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들 대형갤러리 첫선

이광호·노충현·문성식 그룹전 국제갤러리서

대가급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 온 메이저 화랑인 국제 갤러리가 오랜만에 손 맛이 느껴지는 젊은 작가들의 회화 그룹전 '온 페인팅(On Painting)'전을 이달말까지 연다. 10일 시작된 전시 주제는 '인물과 공간'. 초대 작가로는 인물 초상을 그려온 이광호(40)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공간을 주로 그려온 노충현(36) 그리고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최연소 작가로 참가하며 한국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문성식(27) 등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주로 대안공간 등에서 전시를 하면서 실력을 닦아 온 신예들로 대형 갤러리 전시는 이번이 처음. 국제 갤러리에 초대된 소감을 묻자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다"고 세 작가는 입을 모았다. 1층에는 이광호가 직접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던 인물들의 초상이 100여점 걸렸다. 단순한 인물의 모습을 그리기 보다 대화를 통한 모델과의 인간적 유대관계와 모델의 감성을 담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비어있는 공간을 그려온 노충현이 신작으로 선보이는 작품 속 공간은 동물원. 동물이 없는 비어있는 동물원은 인간이 꾸며놓은 하나의 무대이자 몽유도와 같기도 하다. 삶의 경험을 색으로 받아들여 표현한다는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색상이 바래고 가라앉게 된다"며 "색상이 바래는 정도는 세상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층에는 작가 이력이 짧지만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조경을 세밀하게 묘사한 문성식의 작품이 걸렸다. 그의 작품은 인공적이면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독특하다. 인공적으로 보이는 작품 속 조경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무가 부러져 있고 거미줄에는 나비의 주검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조용한 듯 흐르는 일상의 서정성 뒤에 숨어있는 잔혹함을 표현하는 데 당분간 관심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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