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아온 해외 공사의 저가 수주 문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미분양 주택 수가 감소하고, 건설사들이 대규모 주택 분양을 예고하는 등 주택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종에 대해 올해 1·4분기를 실적 저점으로 보고 투자 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던 대형 건설사들은 올 1분기 준수한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건설(000720)은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한 1,87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15% 상승한 3조2,906억원으로 업계 1위의 면모를 보여줬다.
삼성물산(000830)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보다 70.9% 증가한 1,1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4% 줄어든 6조 4,73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3%나 상승한 1,40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예상하면서 안정적인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건설사들은 1분기 흑자전환 낭보를 전했다. 작년 4분기에만 4,4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연간으로도 1,1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건설(047040)은 이번 분기 1,1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대림산업(000210)도 작년 4분기 3,196억원의 영업적자로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의 초라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이번 분기 5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해 시장의 우려를 덜어냈다.
지난해 연간 1조28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작년 4분기 272억원에 이어 이번 분기 306억원의 흑자로 2분기 연속 흑자달성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GS건설(006360)은 영업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작년 4분기 1,760억원의 영업손실을 비롯해 연간 9,37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봤지만 이번 분기에 영업손실 규모를 183억원으로 줄였다. 이는 최근 6분기 가운데 가장 개선된 실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 2009~2010년 중동 등 해외에서 업체별 과당경쟁으로 저가로 수주한 프로젝트의 실적반영이 길어도 올해 상반기 정도면 대부분 마무리돼 악재를 털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주택경기 지표가 살아나는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지난 3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3,394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증가한 수준이다. 수도권 지역만 놓고 보면 3월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3,000여 건으로 작년 3월보다 거래량이 64%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수도권지역에서 주택 미분양이 이어지며 건설사들이 착공을 연기한 사업장이 많았다"며 "주택 매매가 활발해지면 건설사도 공사를 재개해 주택 사업 부문의 실적 불확실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내놓은 대규모 주택 분양 계획도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2분기 분양을 계획 중인 주택 물량은 총 11만 가구로 추산된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6% 이상, 1분기보다는 205%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물론 건설사에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달청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 의혹이 제기된 건설사들에 대해 관급공사 입찰 자격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해당 건설사는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두산건설·태영건설·금호산업(002990)·고려개발·진흥기업(002780)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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