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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등록사 잇단 사냥 ‘촉각’
입력2003-04-09 00:00:00
수정
2003.04.09 00:00:00
우승호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이 결정된 리타워텍(20860)의 대주주가 회장으로 있는 스팩만 그룹이 등록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실패한 CEO가 다시 회사를 인수해 제2의 리타워텍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위원회도 인수배경과 주가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팩만 그룹, 키이ㆍ씨큐어테크 인수=스팩만 그룹이 91.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컨설러데이티드 싸이언스 코프(CSC)는 지난해 9월 키이엔지니어링(55250)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 8일 씨큐어테크(52640)의 주식 312만주(32.54%)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두 종목 모두 인수 이후 주가가 이상 급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키이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23일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난 후 13거래일 중 12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2,500원에서 9,100원까지 수직상승 하자 감독당국이 불공정매매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씨큐어테크도 최대주주 변경 소식이 공시되기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800원대에서 보름 만에 1,480원까지 올라 감독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스팩만 그룹과 리타워텍=스팩만 그룹은 리타워텍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다. 회장 겸 최대주주인 최유신(찰스 스팩만)은 지난 2000년 옛 파워텍을 인수한 후 높은 주가를 이용해 여러 회사를 주식 교환방식으로 인수해 `무자본 기업 사냥꾼` 또는 `A&D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리타워텍의 최대주주인 리타워스트레티직스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도 최유신이고, 리타워텍의 전현직 대표들이 스팩만 그룹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어 최 회장이 경영에 직접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키이와 씨큐어텍 인수에는 스팩만 그룹의 임원들을 내세웠다. 키이 등을 인수한 CSC의 대표인 마틴 모하이버도와 다른 임원들도 스팩만 그룹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한 구조조정전문회사 대표는 “최 회장이 과거와 똑같은 방법은 아니지만 결국 자본차익을 노리고 인수에 나선 것 아니겠냐”며 “업계에서는 키이와 씨큐어테크가 제2의 리타워텍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리타워텍, 시가총액 2조원에서 3억원으로=최 회장은 지난 2000년 1월 보일러용 배출기 및 콘덴서 모터 제조기업인 파워텍을 인수한 후 11개 벤처기업에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A&D를 재료로 3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36만원까지 치솟아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인수한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고 `머니게임`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결국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등록취소가 결정됐고 시가총액은 3억원으로 줄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외자유치나 관계회사 투자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다”며 “몰락한 리타워텍의 신화에서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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