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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참여정부] 동북아 금융허브 "꿈을 현실로"
입력2003-02-24 00:00:00
수정
2003.02.24 00:00:00
이진우 기자
`대한민국이 과연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을까.`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경제의 세계화와 정보화 등을 앞세워 자국을 새로운 금융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인 `동북아 경제허브`를 실현하기 위해선 우선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구체적인 방법과 실현 가능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우리나라가 국제금융중심지로 발전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적지 않다. 우선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를 얻게 된다. 아울러 투자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다. 현재까지 동북아 지역에는 이렇다 할 국제금융중심지가 존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효용은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아직까지 `장밋빛 청사진`만 있을 뿐 구체적인 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수준이 외환위기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치금융`이 여전해 시장의 자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가지의 강점= 이 같은 논란 속에 도미닉 바튼 한국매킨지 대표는 최근 `아시아 국제금융중심지로서의 한국-비전과 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한국이 동북아에서 으뜸가는 국제금융중심지로 부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 9가지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가 꼽은 강점 중 첫번째는 `경제의 규모`다. 한국은 성장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2010년이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전략적 위치`다. 지리적으로 동북아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어 이미 역내 주요도시와 항구 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미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밖에도 ▲대규모 금융자산과 서비스 ▲대형 금융기관의 보유 ▲우수한 인적자본 ▲첨단 IT(정보기술) 인프라 ▲강력한 금융개혁 ▲사법부의 독립성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의지 등을 꼽았다.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전략= 우리나라가 금융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선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정부역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양수길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금융포럼 의장은 "정부가 과거 경제개발 과정에서 비롯된 자원분배자의 역할에서 탈피해 시장기반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완료하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의 규정과 감독이 `간헐적, 사후적, 임의적`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도록 투명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도 필수적이다.
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CEO(최고경영자) 들에게는 가장 큰 우려의 대상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다른 경쟁국에 비해 비효율적인 조세제도를 개혁해 불필요한 마찰과 금융거래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비전 발표 잇따라=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자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 등 금융권도 앞다퉈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올들어 "우리나라를 동북아의 금융허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금융시장의 질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산업은행도 기업금융의 강화를 통해 오는 2001년까지 `아시아의 리딩뱅크`로 발전한다는 비전과 발전 전략을 발표했으며 수출입은행은 세미나 개최를 통해 `동아시아 금융허브 구상과 동북아개발은행`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다른 대부분의 은행들도 부실축소와 수익성 확대 등을 통해 국제금융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청사진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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