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해외 신용평가사와 국내 신용평가사가 산업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실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국신용평가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포스코를 예로 들며 해외ㆍ국내 신용등급 차이를 설명했다.
유 실장은 “국내에서 포스코는 수출 경쟁력이 뛰어난 대기업으로 평가 받지만 외국에서는 포스코의 등급이 변동성이 큰 철강산업의 특성이 고려돼 낮은 단계에서 설정된다”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는 점도 국내에서는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지만 해외 신평사는 변동성이 큰 환경에 노출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했지만 무디스는 ‘Baa1’ 등급을 부여했다. 무디스의 ‘Baa1’ 등급은 국내 신평사 기준으로 볼 때 ‘BBB+’ 수준에 해당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포스코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LG화학에 대해 무디스는 ‘A3(안정적)’로 평가해 포스코보다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
유 실장은 “포스코의 두산인터내셔널 인수와 같은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이슈에 대해 국내 신평사는 투자의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해 대부분 신용등급을 유지한다”며 “반면 해외 신평사는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보는 시각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국내 대기업의 신용등급 수준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도 동종 업체와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에 있다”며 “다만 약간의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신용등급과 공기업 신용등급의 상관관계에 대해 유 실장은 “국가신용등급이 올라도 일부 공기업은 등급이 오르지 않기도 하는데 정부 지원 가능성 여부가 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8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1’에서 ‘Aa3’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수출입은행ㆍ산업은행ㆍ철도시설공사 등의 공기업도 ‘Aa3’로 신용등급을 높였지만 한국전력공사ㆍ가스공사 등의 신용등급은 기존 등급 ‘A1’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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