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통신장비주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중소형주들 중 스마트폰 부품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데이터사용량 확대에 따른 통신장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이동통신 소형기지국(RRH)과 무선주파수(RF)부품제조업체인 케이엠더블유는 전거래일보다 2.40%(550원) 오른 2만3,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3거래일간 12%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말 1만3,000원대이던 케이엠더블유의 주가는 올 들어 70% 넘게 올랐다. 통신장비업체인 쏠리드도 이날 6,220원에 장을 마치며 올 들어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고 에프알텍(7,350원)도 올해 7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에이스테크(4,195원)도 올 들어 주가가 25% 넘게 올랐다.
이들 업체의 주가상승이 가파른 이유는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시장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데이터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모바일기기 확산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통신인프라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성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통신장비산업이 지난 3~4년간의 침체기를 넘어 다시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도입과 인터넷(IP)TV의 가입자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 유무선망의 고도화 작업이 가속화되며 통신장비업체들의 실적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난 2010년 이전에는 디스플레이관련 부품주가 강세를 보였고 올 상반기까지는 스마트폰 부품주들이 트랜드였지만 앞으로는 통신장비관련 업체가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매출액이 2011년보다 115% 늘어난 2,545억원, 영업이익은 432% 증가한 30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ㆍ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어난 160억원을 보이며 가파른 이익성장을 보이고 있다. 쏠리드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 늘어난 129억원, 1분기에도 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국이 LTE망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신흥국시장도 통신인프라를 늘려나갈 계획이이어서 통신장비업체들이 향후 몇 년간 수혜가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달리 해외에는 LTE망이 확충되지 않는 국가가 많아 미국과 일본, 신흥국가에서 통신망 확대에 나서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또 우리나라도 백본(유선통신망) 장비가 포화상태인데다 모바일콘텐츠 수요 증가로 데이터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약 2년 여간 이와 관련된 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통신장비업체 가운데 몇몇 종목은 재무건전성 등 다른 요소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성과 안전성 등을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회 동부증권 스몰캡 팀장은 “통신장비업체 중 케이엠더블유와 같은 기업은 글로벌기업에 통신장비와 부품을 납품하며 실적과 재무가 모두 개선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하지만 통신장비관련업체 가운데는 수익이 늘고 있지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실적 외에 다른 요소가 주가를 억누를 수 있는 업체들도 있어 재무상태를 고려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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