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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은행 무더기지급불능 우려

체르노미르딘에서 프리마코프로 말을 갈아 탄 러시아 경제의 위기가 소생 기미조차 없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취임한지 한달이 다 돼가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악화하는 러시아 경제위기를 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반면 건강악화와 그에 따른 정치력 부족에 빠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한 책임은 총리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정치적 권한만 행사하려는 태도여서 사회, 정치적 갈등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14일 러시아 외환시장의 이상현상은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중앙은행의 결단에 따라 시중은행의 외환선물거래 대금결제가 중단되기 하루 전인 이날, 폭락이 예고되던 루블화는 오히려 폭등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루블화는 의무적으로 수출대금의 50%를 은행에 내놓아야 하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로 전날 15.00~15.049 루블 수준에서 크게 오른 달러당 12.75~13.00 루블 수준으로 거래됐다. 또 오후장에도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으로 익일 인도물이 달러당 13.07~13.1 루블에 거래되는 강세를 기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연 이틀 시장에 개입한 탓이다. 루블화 앙등을 시도한 중앙은행의 이같은 개입은 시중은행의 도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시중은행의 외환선물거래중 러시아 투자자들과 맺은 계약에 대해 15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결제를 중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서방의 반발을 우려, 시중은행들이 외국투자자들과 맺은 거래에 대해서는 결제중단을 지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15일부터 외환선물결제 중단에 따라 루블화가 대폭락, 서방투자자들의 대대적인 달러화 회수사태가 벌어지면 이는 곧바로 시중은행의 지급불능상태로 이어지게 된다. 계약 당시보다 60%나 폭락한 루블화 가치를 올리지 않을 경우 생존가능 은행은 손에 꼽을 정도. 이와 관련, 프라마코프 총리는 상원(연방위원회)에 출석,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은행에 한해 정부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지원은 1,500여 은행중 대형은행 몇개에 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유로머니지는 현재 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은행은 내셔널 리저브 반크 등 6개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런던에서 8월17일 대외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이후 2개월만에 독일의 도이체 방크 등 4개 해외투자자들과 러시아 정부채권(GKO) 조정 재협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금리와 새로 교부할 채권의 성격을 놓고 양측의 견해차가 커 협상타결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러시아 외환시장의 위기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옐친 대통령의 사임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후보로 꼽히는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공산당이 연합을 모색하는 등 러시아 정국이 「포스트 옐친」을 향해 급물살을 타면서 사회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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