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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투자자금 美증시 떠난다
입력2001-03-02 00:00:00
수정
2001.03.02 00:00:00
수익성보다 안정위주 투자처 물색'수익성보다는 안정성, 신경제보다는 구경제'
미국 경제에 불안감이 가중됨에 따라 그동안 전세계에서 미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던 투자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미 증시를 대체할만한 투자처도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투자가들은 일단 과거의 공격적인 투자패턴에서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면서 안전하고 검증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마켓워치는 1일 지난 2월 한달 동안 미국의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3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년간 호황기를 타고 미 증시로 흘러들어온 막대한 자금이 투자 매력을 잃은 증시를 떠나 기회의 땅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회사인 칼 위트네버트의 연구원은 지난 2월처럼 증시 자금이 큰 폭으로 계속 빠져나간다면 증시 회복은 힘겨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를 빠져나간 자금들은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지난 90년대 초반처럼 아시아 시장으로 막대한 해외 투자자금이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아시아 경제에도 불안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은 안정적인 시장이긴 하지만 지난 10년간 장기 호황을 누려 온 미국 경제와 같은 힘을 갖지는 못한다는 분석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자금을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자딘플레밍에서 글로벌 자금을 운용하는 데이비드 애트킨슨은 "나스닥 시장에 매력을 느끼지는 않지만 최소한 필립모리스 등 일부 우량주나 미 재무부채권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미국 시장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이탈하지는 못한 채 일단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뮤추얼펀드 조사기관인 트림탭스는 지난 2월중 성장수익형 펀드에 8억달러의 자금이 들어간 반면 공격적인 성장형 펀드에서는 2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 1년만에 처음으로 성장수익형 펀드가 공격성장형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서도 탈(脫)미국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 미 기관투자자들이 23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구성해 유럽의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의 부동산 시장이 최고점을 지나갔다고 판단,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럽의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90년대 초반 미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될 당시처럼 30~50%의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프랑스, 독일 등이 은행의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면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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