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주 주가가 글로벌 판매 증가와 엔저 현상 완화로 과속방지턱을 넘어 속력을 내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아차는 전 거래일보다 2.01%(1,200원) 오른 6만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기아차가 6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14일(6만1,400원)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현대차도 이날 0.23%(500원) 오른 21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쌍용차도 이날 3.15%(280원) 오른 9,17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11년 7월8일(9,110원) 이후 2년여 만에 9,000원선을 회복했다.
자동차주의 주가 상승은 판매량이 증가하며 실적 우려를 해소시켰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전날 지난 5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한 25만3,701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현대차도 20.4% 증가한 40만2,406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조업 차질 가운데서도 5월 글로벌 출고가 지난해보다 성장하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현대차는 중국에서 38.7%, 미국과 터키 공장에서는 모두 20%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기아차도 중국 출고가 25% 늘어나며 고성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양희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란도 투리스모를 생산하는 3라인은 올해 지난해(2,300대)의 두 배가 넘는 5,430여대를 출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주부터 현대ㆍ기아차의 일부 영업장에서 주말특근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7개 공장은 지난주 울산 3공장과 아산공장이 이번주부터 주말특근을 재개하기로 결정했고 기아차의 화성ㆍ소하리공장도 곧 주말특근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말특근 문제로 4월과 5월 내수생산량이 줄어드는 영향이 있었다"며 "다시 주말특근이 개시되면 해외 성장에 더해 국내 시장도 생산량이 늘어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엔저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도 국내 자동차주에 호재다. 엔ㆍ달러환율은 이날 24일 만에 99엔대로 복귀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자동차주의 상승은 올해 1초부터 이어온 엔저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엔ㆍ달러환율이 안정을 찾은데다 그동안 자동차주가 워낙 저평가돼 있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동차주가 속력을 더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도요타가 엔저에도 가격을 낮추지 않았지만 향후 자동차가격을 내리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짤 경우 자동차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도 "아베노믹스가 이어지는 한 엔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 자동차주의 주가 움직임은 추세적 상승보다는 단기반등 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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