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상의 분석과 전략」 세미나

◎“의제 우선순위 결정… 양보·쟁취 분명히”/협상국 문화 사전 분석·이해… 이득 극대화 도움/대미협의­종합결과 중시… 일괄보다 조건부합의 노력을/대중협의­상부의견따라 결정… 공동이익 제시 중점둬야/무협·동국대 주최 서울경제신문 후원한국무역협회와 동국대 협상연구센터는 최근 무역센터 대회의실에서 서울경제신문사 후원으로 「국제협상의 분석과 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는 국제협상 전문가인 미국 조지타운대 캐더린 틴슬리 교수와 곽로성 동국대 교수가 연사로 나서 우리기업의 해외진출확대에 따라 겪게 되는 문화적 갈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의 사례로 본 협상과정에서의 갈등관리 해결방안­캐더린 틴슬리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미국과 중국은 문화적 이질성으로 국제협상과정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미국은 「토의」와 「통합」,「종합적 결과」를 중시하는데 반해 중국은 「집단」과 「권위」,「상부의 의견」을 중시한다.

미국의 국제협상은 자유시장 경제철학을 토대로 통합과 분배의 개념에서 출발, 여러 개의 협상의제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보다 높은 순위의 이익을 추구하며, 협상당사자들이 만족할 만한 해결책에 도달하도록 여러개의 의제를 통합한다. 따라서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서는 모든 의제의 일괄타결보다는 우선순위가 낮은 의제는 양보하고 보다 중요한 의제를 쟁취하려는 「조건부 합의」자세가 필요하다.

중국과의 협상에서는 집단·계층·간접·조화추구 등 공동체의 이익이 중시되며 상부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협상당사자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며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내에서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상부계층으로 부터의 지시에 의해 의사결정하는 상부지향적인 경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협상에 있어서는 기존 전략과 달리 △사소한 문제에 대한 의견차는 수용하고 원칙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추구하며 △폭넓은 구상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상황과 조화되는 행동을 하며 △개인적 이익보다는 공동체 이익을 중시하는 등 4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이문화간의 규범적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협상문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런 문화에 적응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즉 협상당사자들이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규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수용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협상에서의 상호이득의 근원과 장애해소­곽로성 동국대 협상연구센터 소장

국제협상에서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의제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양보를 얻어내고 반대로 낮은 순위를 두고 있는 의제는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미래의 불확실한 사안은 조건부합의를 통해, 위험선호도의 차이는 위험분담계약을 통해, 시간선호차이는 지불패턴의 변경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협상이 국내협상에 비해 낮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이문화간 갈등(협상당사자간 문화적 가치차이) △의사소통의 어려움 △협상의제에 대한 사전준비 미흡 등에서 비롯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상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와 탐색을 통해 상대방 문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또 협상의제에 대한 우선순위의 결정과 협상력을 결정하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에 성공한 것은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산업을 협상의제로 삼아 신흥시장에 진출, 협상과정에서 복수의제 처리능력이 뛰어났고 △진출국가의 대통령 등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직접협상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했으며 △시장개방 전부터 현지에 진출해 유력인사의 정보를 수집,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분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의 성공도 현재의 호혜적인 조치들을 지속시키지 않는 한 일시적인 성과를 끝날지도 모른다. 따라서 국제협상에서는 △한번 협상으로 모든 것을 결론짓지 말고 △상대문화에 대해 많은 정보의 축적·공유가 필요하며 △협상의제에 대한 보다 철저한 분석과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수립해야한다. 아울러 △협상대표에게 명확한 권한을 부여하고 △집단주의적 협상자세에서 오는 책임소재의 불명확성 등을 배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정리=고진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