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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적

鄭泰成(언론인)적도 때론 유익한 존재가 된다. 미꾸라지 양식의 경우가 그렇단다. 천적의 침입을 완전히 차단하여 양식하는것 보다 미꾸라지를 잡아먹는 가물치를 몇마리 풀어놓고 양식하는 쪽이 수확이 더 많단다. 가물치라는 적의 존재가 미꾸라지들의 번식을 더 촉발하기 때문이란다. 인간사도 그와 같다. 적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것 보다 적당하게 적이 존재하는 쪽이 더 낫다. 적으로부터의 위협을 극복하기위해 긴장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때문이다. 그래서 적이 뚜렷이 존재하지 않을 때엔 가상적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국방의 경우가 그렇다. 국방엔 유사시에 대비하는 상비의 뜻이 있지만 가상적을 만들므로써 더 튼튼해지는 측면도 있다. 적의 효용이 이와같이 크다하더라도 그러나 적의 수효가 지나치게 많아서는 또 안된다. 방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외교와 안보의 근본은 적의 수효를 방어할 수 있는 범위내로 줄이는데 있다. 가상적도 그 수효가 지나치면 역시 문제는 심각해진다. 가상적은 실제의 적이 아니기때문에 그 수효가 많다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가상의 적도 자꾸 들먹이다 보면 실제의 적으로 착각되기 쉽다. 있지도 않은 적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않고 실제로 대응하게 된다. 또 그런 대응은 왕왕 과민하고 과격할뿐 아니라 과잉되기 쉽다. 공연한 피해의식과 분별 잃은 격정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살다보면 개인이든 국가나 사회이든 적과 마주치지 않을수는 없다. 그러나 냉정하게 우리 주변의 적들을 살펴보면 실제의 적보다 가상의 적이 더 많다는것을 알게된다. 실제의 적, 가상의 적이 뒤엉킨 적대관계가 우리사회의 기본구조가 되고 있다. 그래서 매우 살벌한 사회가 되고도 있다. 그러나 적으로 지목되고 있는것, 특히 경제와 관련하여 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 가운데엔 실제의 적이 아닌 가상의 적이 많다. 박멸되어야할 존재가 아니라 타협과 조정을 통해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적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마녀사냥의 조짐조차 없지않다. 적의 수효를 적절하게 줄이는 지혜, 또 현명하게 그 위협을 제거하는 지혜를 지닌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고 할수 있겠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적을 계속 만들어 내는데엔 열성적일지언정 적을 선별하여 그 수효를 줄이는 지혜는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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