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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파업 산업피해 눈덩이
입력2003-05-13 00:00:00
수정
2003.05.13 00:00:00
최형욱 기자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총파업으로 부산ㆍ광양항을 통한 수출입이 막히면서 국내 기간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ㆍ대우일렉트로닉스ㆍLG전자ㆍ동국무역 등은 일부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화학ㆍ섬유 등 등 일부 업종 역시 원자재가 소진돼 조업을 단축하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노출됐다.
특히 13일 정부와 화물연대측과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아직은 큰 피해가 없는 현대ㆍ기아차, 르노삼성차도 일부 차종의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계는 “이번 사태가 조기 해결되지 못할 경우 기간산업의 생산활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경영에 치명타를 주는 것은 물론 국가 신인도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화물연대의 집단 행동으로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부산ㆍ광양항의 운송 및 선적이 차질을 빚으면서 총 3억4,7000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가 장기화돼 화물 처리가 전면 중단되면 하루 피해액만 1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수출 예정이던 40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 기준 400여 개의 작업물량 가운데 30여개에 대한 선적만 이뤄진 상태다. LG화학ㆍSK㈜ㆍ삼성종합화학ㆍ한화석유화학 등 국내 화학업체의 경우 하루 평균 수출액(400억원) 중 절반 정도만 정상 처리되고 있다. 또 타이어ㆍ섬유ㆍ의류ㆍ해운업체 등도 원자재 공급과 제품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자동차ㆍ조선ㆍ중공업 역시 조만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소제조업체의 피해도 심각하다. 인천 남동공단 주요 업체들의 경우 핵심부품의 수급이 끊겨 1주일 이상 정상 생산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부산 녹산공단의 신발제조ㆍ염색가공업체들도 생산과 수출 물량 확보 전반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처럼 피해가 커지는 데도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양해해줄 수 있는 기간은 최대한 사흘 정도”라며 “사태 해결이 이보다 늦춰질 경우 대외적인 신뢰에 문제가 생겨 앞으로 수출 협상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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