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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핀 '한국의 情'
입력2000-08-25 00:00:00
수정
2000.08.25 00:00:00
정민정 기자
인터넷에 핀 '한국의 情'이산가족·동창찾기등 만남사이트 大인기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요.』
얼마전 역사적인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 50년 만에 만난 남한의 아우가 형에게 한 말이다. 끈끈한 정(情)을 갖고 있는 민족이 지구위에 우리민족뿐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적인 정서」가 유별난 것만은 분명하다.
사이버 세상에도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적인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며 웹 속에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뭔가를 넣어야 「대박」이 터진다는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은 「인(人)터넷」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사이 네티즌의 발걸음이 가장 활발하게 오고 간 사이트가 동문 찾기로 유명한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사람과 만남에 대한 집착(?)에 있어 우리나라만큼 유별난 곳도 없는 듯 하다. 아울러 군대, 이산가족, 궁합 등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정서가 사이버 세상에 확산되면서 이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혈연, 학연 등 사람 찾기
아이러브스쿨은 학연, 지연 등 공통점 찾기에 유달리 강한 집착을 보이는 「한국적 정서」가 뒷받침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웬만한 까페, 식당은 주말마다 「동창모임」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사이트는 최근 대형 인수합병설에 휩싸일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모교사랑은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학교 친구와 선후배를 전문으로 찾아 주는데 누구나 갖고 있는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과 소속감을 통해 가장 결속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있다. 사람 찾아주기 전문 인터넷 방송국 예스터데이TV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특징을 살려 텍스트와 이미지는 물론 동영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담아 띄울 수도 있다. 사연을 올리면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확인한 뒤 연락해준다. 최근에는 미국과 뉴질랜드 등지에서 인터넷폰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오픈팝닷컴, 아이텔과 손잡고 해외로 이주한 사람도 찾게 도와준다.
◇분단이라는 특수성으로 파생된 이산가족찾기
분단이라는 특수한 한국적 상황 때문에 우리의 독특한 정서이자 문화로 자리잡은 이산가족도 인터넷에서는 「한국적인 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이산가족 찾기 관련 사이트는 50개를 넘어서고 있다. 해외 입양아 찾기 사이트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두리정보기술과 한국후지쯔가 공동으로 개설한 이산가족찾기(WWW.ESAN.CO.KR)는 북한의 도, 시, 군별로 각각의 게시판을 마련해 동향출신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시판의 내용을 보고 답변을 하면 그 내용이 자동적으로 원문 작성자에게 이메일로 발송되도록 구성돼 있다.
조선인터넷에서 개설한 「이산가족찾기」(WWW.DPRK.COM)는 이산가족과 관련된 최신소식과 함께 가족찾기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민족네트워크인 한터넷에서 운영하는 「후119 이산가족찾기」(WWW.WHO119.COM)는 메인 화면을 통해 방북 후보 가족 생사 확인자 명단을 볼 수 있으며 자신이 찾고 싶은 사람의 이름, 나이, 고향, 특징 등 정보를 입력하고 검색할 수 있다.
한국복지재단과 컴퓨터어소시에이츠가 개설한 「그리운가족찾기」(WWW.REUNION.OR.KR)의 경우 최신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과거의 사진을 분석, 현재 나이에 맞는 모습을 추출해 보여주는 모핑(MORPHING) 기술을 적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터넷 추모기념관(사이버묘원)을 운영하고 있는 효손흥손은 남북 이산가족들이 인터넷으로 접속하면 고인을 뵙고 분향하거나 제사를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갑자기 상을 당했을 경우에 대비, 장례식장 안내와 예약부터 장례절차진행과 행정처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군대 문화를 접목한 이색 서비스
군대 문화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도 눈길을 끌고 있다.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러 가는 대한민국 남자. 그들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여자. 여자 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못하게 감시(?)해주는 「고무신닷컴」(WWW.KOMOOSIN.COM). 이 서비스는 일단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메시지 전송으로 시작된다. 문자메시지 전송 전문업체인 슈어엠닷컴이 개발한 이 서비스는 군복무자들이 연인과 연락할 수 없을 때 고무신닷컴에 예약된 문자 서비스가 사회에 남겨진 연인을 향해 날아간다. 군복무중인 애인을 잠깐 잊더라도 예약 메시지를 통해 둘만의 사랑을 각성시키자는 작전이다.
◇궁합, 부적 등 샤머니즘적 요소를 접목한 사이트들
궁합도 사이트의 인기를 좌우하는 한국인의 정서. 채팅사이트인 스카이러브(WWW.SKYLOVE.COM)는 대화방 참가자들과의 궁합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인기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전창렬 차장은 『서비스 초기 실명제 정착을 위해 생년월일을 파악할 수 있는 궁합 정보를 제공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회원을 늘리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부적 문화를 인터넷 서비스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나우누리는 유무선 포털 사이트 모티즌(WWW.MOTIZEN.COM)을 통해 N세대를 위한 무선인터넷 부적서비스 「핸드폰 요술부적 뿅」을 선보였으며 옴니텔도 핸드폰을 통해 주고 받을 수 있는 캐릭터 부적을 내놓았다. 상대방의 복을 기리는 한국인의 정 덕분에 이런 서비스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사이버 세상에 우리나라 문화 유산을 소재로 한 사이트도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화성 메트로니아(HWASONG.METRONIA.COM)가 바로 주인공. 지난 97년 창덕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은 보수공사를 통해 팔달문을 비롯한 11개소를 복원했으나 아직 남수문 등의 모습을 되살리지는 못했다. 화성 메트로니아는 미복원된 남수문까지 사이버로 구현, 네티즌들이 완벽한 화성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호미 코리아 코리아(WWW.HOMIYA.CO.KR)의 경우 1월부터 12월까지 우리나라 명절과 놀이정보를 제공하는 「10+2」와 어린이에게 단군 할아버지, 태극기 등을 알려주는 만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나라꽃 무궁화(WWW.MUGUNGNARA.COM)는 무궁화에 관한 각종 문헌자료와 사진 등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무궁화를 소재로 한 심볼·캐릭·일러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독도를 국내외에 소개하고 외국에 잘못 알려진 독도의 진실을 올바르게 알리는데 역점을 둔 사이트인 독도닷컴(WWW.TOKTO.COM)은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독도닷컴」이라는 이메일주소를 남북 두 정상에게 제공, 눈길을 끌기도 했다. 태권넷(WWW.TAEKWON.NET)도 우리나라 고유 문화 가운데 하나인 태권도와 관련된 정보를 망라해 제공하고 있다. 태권도 세계랭킹, 태권도 댄스 및 에어로빅, 국기원 정보, 태권도 테크닉, 프로 태권도 대회정보, 태권도 이벤트 등 각종 정보들이 모여 있다.
입력시간 2000/08/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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