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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보안속 면담 '첩보작전' 방불

17일 대동강 영빈관에서 열린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모든 것이 철저히 비밀리에 추진됐다. 양측은 면담을 갖기로 지난 16일 밤에 합의, 몇 명만이 이 사실을 안 채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조깅을 하다가 북측의 출발 소식을 전해듣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정 장관은 숙소에서 남측 정부대표단과 대책을 숙의한 뒤 출발 직전까지 면담 자료를 검토했다. 백화원 건물을 나선 정 장관은 수행원 1명과 함께 북측의 안내로 검은색 벤츠 리무진에 올라탔고 모처로 향했다. 정 장관이 차에서 내린 곳은 대동강 영빈관. 이날 북측은 영빈관 현관에 검색대를 설치해 모든 사람을 점검했지만 정 장관은 이를 거치지 않고 통과시켰다. 이날 김 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는 대북 문제에 대해 양측이 자기들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0년 6ㆍ15공동선언에 참여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및 민간관계자들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6ㆍ15 행사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양측은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작별을 고했다.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정 장관 일행이 숙소로 되돌아온 것은 오후4시8분. 홀가분한 짐을 벗은 듯 정 장관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남측 대표단은 서울에 돌아오기 위해 바로 짐을 챙겼다. 평양 순양공안에서 전세기는 인천공항을 향해 힘차게 이룩했다. 이 시각이 오후7시. 전세기는 인천공항에 오후7시56분 안착하자마자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다. 노 대통령에게 면담내용을 상세히 보고한 정 장관은 남북회담 사무국으로 급히 이동, 오후9시30분께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상기된 정 장관은 대북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설명하며 숨가쁜 하루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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