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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업종진단] 소매유통 업종

소매 유통업체들은 2003년을 힘겹게 견뎌내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 중의 하나인 민간소비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현재상태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그 예이다. 이는 상반기중의 이라크전쟁과 북핵위기, 사스(SARS) 등 외부변수 뿐만 아니라 잦은 파업, 기업들의 투자위축, 유가 및 환율 불안,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다양한 요인들로 빚어진 결과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최근의 청년실업률 증가로 구매력이 감소되었으며 경기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구매패턴을 견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경기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으며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4년에는 소비경기가 완만하게 나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과거 2001년 경기회복시에 나타났던 식의 큰 폭의 소비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소비경기는 경기에 동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과거와는 달리 실물지표의 개선이 확인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 주체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소비를 쉽게 늘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침체의 골이 깊은 만큼 소비경기의 회복속도도 느리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매유통업체들의 실적은 바닥권에 근접한 상황이다. 또한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특히 백화점 산업은 올해 9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1.1%의 역성장을 기록한 상태이다. 과거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11.8%를 유지하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는 백화점이 상품 구색상 경기관련 소비재인 의류와 잡화의 취급 비중이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백화점의 성장은 민간소비 추이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내년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될 경우 실적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할인점 업태는 지난 93년 신세계 이마트 출점으로 시작된 이래 기존의 재래시장을 급속히 대체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백화점 매출을 웃돌고 있다. 현재 할인점은 전체 소매시장의 약 10.7%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인 10.1%를 이미 추월한 상태이다. 소비심리 위축과 할인점 점포의 포화 임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할인점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일상권 내 다수의 대형점들이 들어서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할인점은 상품구색을 다양화하고 집객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중소 규모의 도시로까지 꾸준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소비경기의 완만한 회복을 감안해 유통업계의 선두기업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최근 소매유통산업 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주요 업체들의 과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73%에 육박하고 있으며 할인점 업계에서는 신세계 이마트, 롯데 마그넷, 테스코 홈플러스가 전체 할인점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과점화 현상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점포의 고급화, 매장의 대형화, 상품의 다양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금력 및 영업력을 보유한 유통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을 대표하는 신세계는 내년에도 공격적인 이마트 점포 증설을 통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수의견을 제시한다. 이마트는 생필품에 대한 취급비중이 높아 경기에 대한 수익변동성이 크지 않으며 수익성도 꾸준히 개선되는 기업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고급상품의 판매비중이 높아 경기회복시 최대의 수익회복이 예상되는 유통업체여서 매수를 추천한다. 시장의 위축기가 오히려 선두업체에게는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나홍석(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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