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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맞수기업] 템플턴투신운용 대 슈로더투신운용

자산운용 '거인' 한국서 진검승부한국시장에서 또다시 세계적인 자산운용의 거인들이 맞붙고 있다. 세계 자산운용시장에서 자웅을 겨뤄온 프랭클린템플턴과 슈로더그룹이 선진금융기법을 앞세워 한국 간접투자시장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 아직 국내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에 비하면 시장점유률은 크게 낮지만 양쪽 다 세계적인 투신운용사라는 자존심을 걸고 있어 서로에 대한 견제심리가 남다르다. 현재 템플턴과 슈로더의 한국투자규모는 3조7,000억원과 3조3,000억원으로 엇비슷한 수준. 하지만 국내법인의 펀드설정액을 보면 템플턴이 2조3,300여억원, 슈로더가 6,735억원으로 템플턴이 훨씬 많다. 템플턴은 지난 97년 한국에 단독법인을 설립한 반면 슈로더는 지난해 국내 법인을 세웠기 때문이다. 또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99년 1월11일 설정한 템플턴의 그로스 주식 5호가 98.61%로 슈로더가 지난해 9월25일 설정한 LI주식형 펀드 수익률 61%보다 앞선다. 하지만 펀드수가 워낙 많아 수익률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 프랭크린템플턴 투신운용 템플턴 투신운용의 특징은 투명경영과 가치투자 두 가지. 템플턴은 지난 97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투신업계 최초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내부통제 제도)을 도입,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투신협회와 공동으로 업계 최초로 고객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 지침을 작성해 배포하기도 했다. 설립자인 프랭클린 템플턴 경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한국시장에 적용한 템플턴은 주간과 월간 단위로 운용철학준수 여부와 운용 프로세스 등 운용전반에 대해 상시 점검체계를 갖추고 있다. 본사의 운용담당책임자 등과 정례적으로 주간 점검회의를 할 뿐만 아니라 매달 본사 운용담당책임자(International CIO)가 한국을 방문, 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를 확인한다. 템플턴은 무엇보다 지난 99년 템플턴 그로스 펀드의 설정을 시작으로 3년간 본사의 가치투자 방식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역시 본사인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사가 지난 40여년 간 펀드 운용을 해온 철학이다. 이를 위해 템플턴은 개별 펀드 매니저의 능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종목을 발굴하는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는 동시에 체계적인 운용 시스템을 견고히 하는데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7년 미국에서 출범한 프랭클린템플턴그룹은 글로벌 투자회사로서 20년 이상 한국에 투자해왔다. 전세계 총 운용규모는 360조원. 한국에는 97년 합작법인을 설립해 진출했고, 2000년에는 프랭클린 템플턴 그룹에서 100% 출자해 국내 최초의 100% 외국계 투신운용사가 됐다. 현재 국내의 자산운용규모는 일임자산을 포함해 22일 현재 약 3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대표적 상품은 3년 전부터 판매해온 그로스펀드. 주식형 펀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템플턴 그로스 1호 펀드를 비롯해 템플턴 그로스 2,3,4,5호 그리고 템플턴 골드 그로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템플턴에서 반드시 직접 기업을 방문하고 기업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후 내부 토의를 거쳐 승인된 종목에 한해서만 투자한다. 또 일시적인 시장의 트렌드나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내재가치가 우량한 저평가 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 기업을 분석할 때에는 기업의 재무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기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 이익의 안정성 여부 및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또 평균 주식투자비율도 80~90%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자체 기업 분석을 통과한 저평가된 종목(펀드별로 30~4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해 개별 기업 투자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 하고 있다. ▶ 슈로더투신운용 슈로더는 200년이 넘는 전통의 영국계 금융그룹으로 이름이 높다. 지금은 증권사, 투자은행 등을 모두 매각하고 오직 자산운용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26개국 36개 지역에서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200조원이 넘고 한국에만 3조3,000억원의 돈을 굴리고 있다. 유구한 투자역사를 지닌 슈로더는 지난해 단독법인을 설립하는 등 한국 직접 진출은 늦었지만 슈로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이 한국을 탐방한 시기는 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부터 슈로더는 30년 가까운 한국투자 노하우를 쌓아왔다. 87년에는 코리아유럽펀드(KEF) 운용을 개시했고 93년에는 슈로더 서울펀드를 설정해 운용에 들어갔다. 지난 94년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 최초로 서울사무소를 설치,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한국 단독법인은 지난해 7월로 늦은 편. 템플턴과 달리 슈로더의 투자철학은 유연한 투자전략으로 성장성과 내재가치를 모두 고려한다는 데 있다. 경기사이클별로 적절한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기업의 내재가치를 함께 고려한다. 한마디로 한 손에는 성장성, 또 다른 손에는 내재가치를 들고 경기상황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을 높인다. 이와함께 슈로더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슈로더그룹 투자전략팀이 거시적인 투자전략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 에널리스트들이 기업탐방 등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수집, 가공한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산업과 기업을 훑는 방식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철저한 리서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도 슈로더의 리서치능력을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김재상 마케팅팀 과장은 "런던-홍콩- 싱가폴-서울을 연결하는 운용팀과 리서팀의 유기적인 팀웍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과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도록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로더그룹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슈로더에는 세가지가 없다는 점이다. 증권중개 업무가 없고 기업금융, 그리고 직접판매 조직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세가지 업무는 자산운용 업무와 이해가 상충돼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켜왔다. 슈로더는 아예 이런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자산운용업무만 전담하고 있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슈로더그룹은 1804년 존 헨리 슈로더가 설립한 초대형 영국계 자산운용사로 22년부터 자산운용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47년부터는 연기금 자산운용도 개시했고 전세계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60년대부터다. 슈로더가문이 전체 주식의 48%를 보유,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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