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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자택 압수수색 삼성특검, 전략기획실도…비자금조성 단서 확보한듯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15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 건물 1층 로비의 경비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한 직원이 보안대가 설치된 출입구를 통과하고 있다. /원유헌기자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임직원 자택에 이어 15일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 삼성 본관 전략기획실 등을 추가 압수수색하며 수사 초기부터 엄청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 삼성의 성지(聖地)로 일컬어지는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 승지원을 압수수색 한 뒤 곧바로 이 회장의 자택을 포함해 ‘삼성그룹의 심장부’나 다름 없는 전략기획실까지 정조준하면서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이날 윤정석 특검보는 “오전 9시부터 삼성 본관 전략기획실 사무실과 인근 태평로빌딩 26층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아울러 11시부터 이태원동에 소재한 이건희 회장 자택, 12시부터는 과천ㆍ수원에 있는 삼성그룹 관련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략기획실은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ㆍ관리 및 불법 경영권 승계, 정ㆍ관계 로비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임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 본관 옆에 위치한 태평로 빌딩 26층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학수 부회장이 개인 사무실로 얻어 정ㆍ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를 하거나 각종 회의 장소로 쓰였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이 계속됨에 따라 추가 압수수색을 비롯해 핵심 관계자 소환 등도 연이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특검은 이틀째 이어진 압수수색을 통해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찰에게 넘겨 받은 수사 자료를 분석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 그룹 최고위층이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에 연루된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이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무리 없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은 것도 삼성 수뇌부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뒷받침할 소명 자료를 상당량 확보했음을 가늠하게 한다. 이에 따라 이미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한 특검팀이 이번 압수물을 통해 핵심 물증을 확보할 경우 이 회장에 대한 소환은 물론이고 사법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의 압수수색에서 주목할 점은 전날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 이어 본관 전략기획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사상 처음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삼성 측이 이미 중요 자료를 빼돌리거나 폐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비밀금고’ 존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비밀금고를 포함한 관련 물증이 존재할 경우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불법 비자금 조성 및 관리’의 실체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검의 압수수색은 이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 비자금 조성 관련 의혹이 제기된 계열사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검 수사 범위가 광범위해 한두 차례 압수수색으로 특검이 원하는 단서를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계열사 몇 곳도 압수수색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삼성은 초긴장 상태다. 이와 함께 불법조성한 비자금으로 삼성가(家)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 수사에서 삼성 임직원의 차명의심계좌에서 거액의 돈이 화랑 등으로 흘러간 사실이 포착된 만큼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과 관련된 계좌추적도 본격화하고 중요 참고인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 심장부 첫 압수수색 내용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5일 오전 삼성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9시경에 수사관 30여명을 투입해 시작된 압수수색은 9시간 만인 오후 6시경에 끝났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모두 빈손으로 건물을 빠져나왔고 압수물은 취재진들의 눈을 피해 승합차를 이용해 미리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아이닷컴 고광홍 기자, 김동찬 기자 입력시간 : 2008/01/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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