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향후 5년간 800억원을 투자해 25개 의료기기 전략품목을 공동 개발하고 내년 중 의료기기 연구개발(R&D) 등의 전문인력 2,600명을 양성한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의료기기산업 육성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의 내수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16개 국공립병원의 구매력 향상 제도를 보완해 1.7%에 불과한 국공립병원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제품 비율을 오는 2015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동일하게 외국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품질관리심사(GMP)를 실시해 국내외 기업 간 차별을 해소하고 '신제품 인증기준 예비제도'를 도입해 신개발 제품의 품목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최근 인구 고령화와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6%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5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존슨앤존슨ㆍGE헬스케어ㆍ지멘스ㆍ필립스 등 10대 기업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EUㆍ미국 등 선진국이 의료기기 인증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ㆍ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예정이어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도 수입비중이 63%에 이를 정도로 이미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중저가 범용제품 위주로 수출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짧은 역사와 자본ㆍ인력ㆍ마케팅 등에서 열악한 환경이지만 최근 휴대용 진단기, 캡슐형 내시경, 레이저 수술기 등 IT 융합제품 출시로 틈새시장 개척이 이뤄지고 있고 삼성ㆍLG 등 대기업 진출로 의료기기산업 발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기술성, 시장성, 병원 선호도 등을 기준으로 25개 전략품목을 선정하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800억원을 투입, 기업과 병원이 공동개발 및 상품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진국의 강화된 기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석ㆍ박사급 R&D인력과 인허가 및 GMP, 위험관리, 소프트웨어 검증, 임상시험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내년 중 800명 확충해 모두 2,600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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