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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동계 대리전 비화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노사 협상의 갈등 수위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타결 국면으로 치닫던 현대차 협상이 주 40시간 근무 등 핵심 현안을 놓고 재계와 노동계의 대리전으로 비화하면서 진로는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 들었다. ◇`타결`에서 `충돌`로 급선회= 현대차 노조는 당초 여름 휴가에 앞서 협상을 종결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 18일 1차 찬반투표에 이어 22일~23일께 최종 투표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다. 80개에 달했던 미타결 협상안도 33개로 대폭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6일 노조측이 돌연 18일 전면 파업을 결의하면서 급선회했다. 노조측이 돌연 주 5일제를 핵심 협상의제로 끌어 올리면서 파열음이 거세진 것이다. 파업 일정도 ▲21일, 22일 16시간 ▲23일 울산 10시간, 전주ㆍ남양ㆍ아산 14시간, 판매 등 전면 파업 ▲24일 울산 12시간, 나머지 전면 파업 ▲24일 16시간 등 노동계 전체의 파업을 이끌어 가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사 대리전으로 비화= 현대차 협상의 최대 쟁점은 ▲주40시간 근무 ▲노조의 경영참여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3가지. 이들 모두가 사실상 재계와 노동계의 대리전으로 변한 상황이다. 특히 주40시간제는 모든 사업장의 이해 관계가 걸려 있어 노사 양측 모두 쉽사리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주5일 근무제 도입에 잠정합의하면서 근무시간 등에 대해 현대차 시행방안을 참조하기로 했다. 구체적이고 민감한 후속조치를 현대차에게 떠넘겨 버린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철폐도 2~3차 협력업체는 물론 타업종까지 일파만파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느쪽도 단안을 내리기 힘들다. 경영 참여요구 또한 현대차 경영진 독단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실정이다. 협상장 안팎에선 주 40시간 문제만 합의되면 기타 사항은 우회적 방법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사 모두 진퇴 양난의 형국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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