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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정책도 일관성 있어야
입력2002-06-24 00:00:00
수정
2002.06.24 00:00:00
지난 6ㆍ13 지방선거후 광역이나 기초를 막론하고 단체장이 갈린 지자체치고 몸살을 앓고 있지 않는 곳이 없다. 퇴임하는 단체장들이 무더기 선심성 인사로 후임자들과 갈등을 빚더니 이제는 후임자쪽에서 전임자가 추진하던 각종 정책이나 사업을 중단, 또는 재검토키로 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임자와 후임자의 소속 정당이 서로 다른 지자체일수록 정책 흔들기가 심해 이미 사업이 진행중인 경우 자칫 소송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정부도 작은 정부인데 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전임자의 정책을 이처럼 '없던 일'로 해서는 정치도의상으로도 맞지 않는다.
경기도의 경우 지사 당선자 취임준비위원회가 하남시의 경전철 사업을 유보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경전철을 지상 3층 높이로 건설하면 도시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남 경전철은 하남시와 서울의 강동구를 연결하는 하남시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앞으로 2~3개월내 민간 사업자가 확정되고 오는 2006년까지 완공예정으로 있다.
뿐만 아니라 백남준 미술관, 도립미술관, 수지체육공원 등도 '전시성 행정'이라고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백남준 미술관은 작가측과 이미 작품구입 등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된 상태여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서초구 원지동의 추모공원 문제만 해도 그렇다. 시장 당선자는 "혐오시설은 지역별로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혀 재 검토 입장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갖은 어려움 끝에 원지동을 추모공원부지로 확정한 서울시로서는 또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예상,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대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산업은행 등과 공동출자, 연면적 128만평 규모의 대덕 테크노 밸리 개발이 착공돼 이미 1단계 사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신임 당선자가 2단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대선공약과 연계 하겠다는 것이다. 기초 지자체도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정책은 그것이 중앙정부의 것이든, 지방정부의 것이든 간에 한번 채택이 되면 일관성 있게 추진돼 나가야 한다. 이미 국회나 광역, 기초의회에서 타당성이 검토되고 충분히 심의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전시성도 있을 수 있고 예산 뒷받침이 없는 무리한 사업도 있을 수 있다. 전임자의 정책이라고, 정당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중단, 또는 보류한다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결국 예산의 낭비이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벌써 3기째로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도 정치논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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