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재건축 `산 넘어 산`

수도권 대형 재건축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ㆍ사업승인 통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지의 경우 실제 사업추진까진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니다.

24일 서울 및 수도권 지자체에 따르면 23일 사업승인을 받은 송파구 잠실 시영, 강남구 개나리2ㆍ도곡2차 등을 제외한 다른 대형 재건축 단지는 지구단위계획ㆍ후 분양제ㆍ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등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새로 시행될 도정법의 적용을 그나마 받지 않으려면 7월1일 이전에 조합설립인가를 마쳐야 한다. 아울러 6월말까지 사업승인을 넣어야 후분양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저밀도지구 명과 암 교차 = 23일 사업승인을 받은 저밀도지구인 송파지구 잠실 시영과 청담ㆍ도곡지구 개나리2ㆍ도곡2차 등은 모든 절차를 마무리, 도정법ㆍ후분양제 등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반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저밀도지구인 서초구 반포지구 내 단지는 사정이 다르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은 주공 1ㆍ2ㆍ3단지와 한신 1차, 미주 등 5개 아파트. 사업승인까지 앞으로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후 분양제 대상이 된다. 또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3단지와 서류를 접수한 한신 1차 등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단지는 도정법의 영향권도 들 것으로 보인다.

◇대치 은마ㆍ둔촌 주공은 첩첩산중 = 단일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중인 대치 은마, 둔촌 주공은 한마디로 사업추진을 낙관키 어렵다. 도정법과 후분양제 모두 적용 받는다. 여기에 설사가상으로 안전진단 통과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 대치 은마에 대한 예비안전진단 심의는 7월로 넘어갔다. 둔촌 주공은 안전진단 심의를 통과한다 해도 서울시가 리모델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개포ㆍ고덕 주공도 예측 못해 = 고덕동 일대 주공 1~4와 시영 중 그나마 1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도정법의 영향을 덜 받게 됐다. 반면 고덕 시영과 주공 3단지의 경우 현재 정밀안전진단 심사 중인데 보완이 많아 사실상 7월 이후에나 재건축 허용 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구청측 설명이다. 지구단위계획도 문제. 현재 고덕 주공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은 서울시 자문절차를 밟고 있는 데 용적률 200% 이하로 올려 놓은 상태. 강남구 개포동 주공 1~4와 시영 등 강남 개포 일대 단지 역시 예외는 아니다. 7월 이전 조합설립인가가 사실상 어려워 도정법 및 후분양제 등의 적용을 받는다. 또 이들 단지는 이미 평균 용적률 200% 이하로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됐는데 사업추진이 장기간 답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철산ㆍ과천 주공, 지구단위계획 걸림돌 = 과천시 주공 아파트 중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3ㆍ11단지 중 11단지만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3단지는 조합원간 내분으로 인해 서류 접수를 하지 못한 상태다. 과천 주공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상태. 3단지는 기준 160%ㆍ허용 190%, 11단지는 기준 140%ㆍ허용 160% 등으로 용적률이 낮은 상태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 1ㆍ2와 하안본동 주공 1ㆍ2단지의 경우 안전진단 절차는 이미 끝냈으며 철산 주공2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단지는 조합설립인가도 받았다. 문제는 지구단위계획. 당초 시는 용적률 250%를 골자로 경기도에 상정했는데 도에서 이들 지역이 2종 일반주거지로 확정됐다며 용적률 200% 이하로 다시 수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현재 시는 용적률 200% 이하 적용을 골자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종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