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북한이 25일 핵실험을 했다고 밝혀 대한민국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북한은 25일 지하 핵실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공화국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98(2009)년 5월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조문 정국에 뒤이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극심한 경기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한국사회는 내외변수에 발목이 잡혀 각종 정책추진과 경기회복 노력이 ‘올 스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는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성장지향적 개혁에 비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침체로 한국사회에 부각되고 있는 소득불평등 이슈나 사회 분극화 등이 이번 사건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한국의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구조조정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며 “앞으로 3개월 동안 강한 정치적 리더십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다 갈수록 깊어지는 노사 대결 양상이 조문 정국과 맞물리면서 갈 길이 먼 경제회복의 발목을 단단히 움켜쥘 태세다. 정부는 6월 이후 기업 구조조정에 한층 가속도를 낼 방침이고 노동계 역시 총파업 등으로 맞설 예정이어서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일부 극단적 보수세력의 집단행동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갈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제적으로도 유엔이 25일 북한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하기로 하는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일괄 패키지 담판’을 요구하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이를 애써 무시하는 미국의 대북한 전략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한반도 긴장의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적으로는 ‘조문 정국’에 따른 사회적 갈등 증폭이,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강경 노선으로 인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한국사회 ‘위기탈출’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되 빈틈없는 안보태세로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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